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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108산사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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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정암사(淨巖寺, 정선 태백산)
2017-11-01 18:24:02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에 있는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月精寺)의 말사이다. 자장(慈藏)율사가 신라 선덕여왕 5년(636년)에 당(唐)나라에 들어가 문수도량(文殊道場)인 산시성(山西省) 운제사(雲際寺)에서 21일 동안 기도를 올려 문수보살을 친견(親見)하고, 석가모니 부처님의 신보(神寶)를 얻어 귀국한 후 전국 각지 5곳에 이를 나누어 모셨는데, 그 중 한 곳이 정암사의 옛 이름인 원래 갈래사(葛來寺)였다.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갈래사란 사명은 이 절의 창건설화와 깊은 관계가 있다.

 

〈갈래서사적기〉에 따르면 신라시대 대국통(大國統)을 지낸 자장율사는 말년에 강릉에 있는 수다사(水多寺)란 절에 머물고 있었다. 하루는 꿈에 이상하게 생긴 스님이 나타나 ‘내일 대송정에서 보자’고 했다. 스님이 대송정으로 갔더니 문수보살이 꿈에 나타나 ‘태백산 갈반지(葛磻地)에서 만나자’고 한 후 사라졌다. 스님은 태백산으로 들어가 갈반지를 찾다가 큰 구렁이가 또아리를 틀고 있는 것을 보고 ‘이곳이 바로 그곳’이라며 석남원(石南院)을 지었다. 이곳이 바로 갈래사라는 것이다.

 

신보는 석가모니의 정골사리(淨骨舍利)와 가사 · 염주 · 패엽경 등인데, 지금도 사찰 뒤편 태백산에 남아 있는 보물 제410호인 수마노탑(水瑪瑙塔)에 봉안되어 있다고 하여 법당에는 따로 불상을 모시지 않고 있다.

갈래사라는 사명에 얽힌 또 다른 설화가 있는데, 자장율사는 처음에는 사북에 있는 불소(佛沼) 위쪽에다 사리탑을 세우려고 했으나 탑을 쌓으면 자꾸 무너져서 기도를 했더니 하룻밤 사이에 칡넝쿨 세 갈래가 눈위로 뻗어나가 지금의 수마노탑과 적멸보궁 그리고 요사채가 있는 곳에 멈추었다. 스님은 이곳이 바로 절과 탑을 세울 곳이라 하여 절을 짓고 이름을 갈래사라 하였다는 것이다.

 

갈래사는 창건과 함께 3개의 보탑이 세워졌다고 하는데, 북쪽의 금봉대에는 금탑, 남쪽의 은대봉에는 은탑을 세우고 가운데에 수마노탑을 세웠다는 것이다. 이 중 수마노탑은 사람이 쌓은 탑이라고 볼 수 있지만 금탑과 은탑은 도력으로 지은 것이라서 물욕이 많은 중생의 눈으로는 볼 수 없다고 전해진다.

 

기록에 따르면, 이 절은 조선 숙종 39년(1713년) 중수했는데 낙뢰로 부서져 자인(慈忍) · 일종(一宗) · 천밀(天密)등 세분의 스님이 합심하여 수마노탑을 중수했으나 그 해 8월 벼락으로 파손되자 6년 뒤인 1719년 천밀스님이 다시 중수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그 뒤 정조 12년(1788년)에는 취암(翠巖), 성우(性愚) 두 스님이 적멸보궁과 탑을 다시 중수했으며, 철종 9년(1858년)에 해월(海月)과 대규(大圭)두 스님이 다시 원력을 발해 보궁과 탑을 중수했다. 근년에 들어서는 1919년 보룡(普龍)화상이 중창불사를 했고, 1972년 이후는 등각(登覺) · 삼지(三智) · 법보(法寶) · 삼보(三寶)스님 등이 당우를 고쳐 적멸도량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최근에 새로 두세 차례 중건하였다. 이 사찰에는 천연기념물 제73호인 정암사의 열목어서식지(熱目魚棲息地)도 있다.

 

현재는 수마노탑(보물 제410호)만 남아 있다. 이 수마노탑은 천의봉 줄기 서쪽의 산 중턱에 정암사의 도량을 굽어보며 우뚝솟아 있는데, 정암사의 상징이자 대표하는 칠층(높이 9m)의 탑이다. 모전석재()를 이용한 이 탑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안치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어, 정암사가 적멸보궁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고, 다른 적멸보궁과 함께 출가 수행자와 재가 불자의 순례지이며 귀의처가 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