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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기도도량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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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한 지혜 얻어 삼매에 들면…
108산사 조회수:265
2017-03-30 11:49:04
오늘은 일곱 번째 선지식인 해당비구의 법문에 대해 들려드리겠습니다.

선재동자는 해탈장자의 가르침을 받고 마리가라 마을을 찾아가죠. 여기서 선재동자는 해당비구를 만나게 됩니다. 해당비구는 길가에서 숨도 쉬지 않고 가부좌를 하고 앉아 삼매에 들어 있었습니다.

과연 숨도 쉬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는 게 가능한지 이 스님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화엄경》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화엄경》이 우리가 눈으로 보고, 만지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훨씬 넘어선 경전이기에 이런 것이 가능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당시 인도에는 길가의 큰 나무 아래에서 수행하는 수행자들에게 옷과 음식을 보시하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부처님도 우루벨라의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고 삼매에 들었을 때, 지나가는 장사꾼들이 첫 공양을 올렸습니다.

부처님이 되고 가장 처음으로 공양을 올린 사람들은 부처님께 법을 청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복을 빌기 위해 공양을 올렸을 뿐, 법을 듣고 해탈할 기회를 놓쳤던 것입니다. 부처님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만약 그들이 부처님임을 알았다면 최초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선재동자는 삼매에 든 해당비구가 곧 깨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다렸습니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7일 낮 7일 밤을 기다려도 삼매에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보름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삼매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선재동자는 싫증을 내지 않고 기다렸지만, 해당비구는 두 달이 지나고 세 달이 지나고 넉 달이 지나고 다섯 달이 지나도 삼매에 들어 있었습니다.

해당비구는 무려 여섯 달이 지나고 6일이 더 지난 뒤에야 삼매에서 깨어났습니다. 선재동자가 이렇게 간절하게 선지식의 법을 구하려는 자세는 선지식이 아니면 지혜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선재동자는 해당비구가 선정 삼매에 들어있을 때 해당비구를 보면서 △불가사의 한 보살의 삼매 △삼매에 들어서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청정한 지혜를 얻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부처님의 가피를 받을 수 있는지 △보살이 자재력을 낼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원력을 견고히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보살행을 넓게 할 수 있는지 등을 생각했습니다.

해당비구가 오랜 삼매에서 일어나자 선재동자는 “성자시여, 이와 같은 삼매는 가장 깊고 가장 광대합니다. 이와 같은 삼매는 경계가 한량없고, 그 이익이 무한해서 모든 중생의 끝없는 고통을 소멸시킨다고 합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또 선재동자는 해당비구에게 삼매가 주는 19가지의 이익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삼매는 해당비구가 들었는데, 그것의 유익한 점에 대해 선재동자가 이야기를 한다니 이상한 일입니다. 사실 선재동자는 배우는 입장인데 이런 삼매가 어떤 이익이 있는지 알 수가 없을 텐데, 왜 선재동자가 그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겠습니까?

선재동자는 이미 모든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알고도 모르는 척, 모르고도 모르는 척 하면서 순례를 다니는 것입니다. 문수보살이 선재동자를 만날 때 선재동자의 과거세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열 가지 법의 재목임을 알았던 것입니다.

선재동자가 “이런 이익을 주는 삼매를 무슨 삼매라고 합니까” 하고 물으니 해당비구는 ‘보안사득(普眼捨得)’ 삼매라고 합니다. 넓을 ‘보(普)’, 눈 ‘안(眼)’, 버릴 ‘사(捨)’, 얻을 ‘득(得)’입니다. ‘넓은 눈으로 보면 내가 얻은 이익은 아무것도 아니기에 그냥 버린다’는 뜻입니다.
선재동자는 이 삼매의 효능이 무엇인지 물어봅니다.

해당비구는 “이 삼매에 들면, 부처님을 보는데 장애가 없고, 부처님의 광대한 힘을 증득하는데 장애가 없고, 부처님의 한량없는 묘법을 받는데 장애가 없고, 법륜을 굴리는 지혜를 얻는데 장애가 없고, 중생의 근기를 아는데 장애가 없다”고 하면서, 모두 21가지를 이야기 합니다.
그러면서 해당비구는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해조라는 곳이 있는데, 그 곳 보장엄 동산에 휴사라는 청신녀가 있으니 그를 찾아가 물으라”고 합니다. 청신녀는 불법승 삼보에 귀의해서 오계를 받아 지니는 세속의 여성불자를 말합니다.

선재동자는 해당비구의 처소에서 견고한 몸과 미묘한 법의 재물을 얻었으며, 깊은 경지에 들어가 지혜가 명철해졌으며, 삼매가 환히 비치고 청정한 지혜에 머물러 깊은 법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음은 청정한 문에 안주하고 지혜의 광명이 시방에 가득해 환희심이 넘쳐났습니다.
선재동자는 오체투지로 선지식의 발에 공손히 절하고 해당비구의 명호와 모습과 음성을 생각하며 삼매와 큰 서원을 생각하고 그 지혜와 청정한 광명을 받으며 길을 떠났습니다.

해당비구 법문의 핵심은 삼매에 들면 ‘시방세계의 불법을 보는데 장애가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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