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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과 원력 있으면 못 이룰 것 없어…
108산사 조회수:313
2017-03-16 11:49:03
선재동자의 신심은 갑옷을 입고 전투에 나서는 장군처럼 강력하고, 선재동자의 정진하는 마음은 마치 다이야몬드와 같아서 어떠한 경계를 만나더라도 깨어지지 않습니다. 선재동자는 욕심도 많습니다. 부처님이 가지신 온갖 힘·정진력·신통력·법력·법문 등 모든 능력을 가지기 위해 발심했다고 합니다.

말이 ‘욕심’이지 이것이 바로 우리가 궁극에 이루고자 하는 것입니다. 발심은 꼭 불교에만 있다거나 불교를 믿으면서 가지는 것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내 인생은 왜 이런가?’ ‘이런 인생 말고 다른 인생으로 살아 봤으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내 마음에 드는 다른 인생을 살고자 하여 자기의 인생의 배를 돌리는 것도 발심입니다. 살아가면서 ‘이것이 내가 원하는 인생이 아닌데…’하는 사람은 자기 인생의 방향키를 돌리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기를 발심하면 됩니다.

선재동자는 믿음에 대한 발심을 한 것입니다. 나도 부처님처럼 그런 힘을 갖고 싶다는 것입니다. 선재동자가 가진 것은 거대한 욕심이라고 할 만 합니다. 그냥 불법을 배우고 익혀서 보살이 되고 궁극에 가서 모든 능력이 갖추어지면 자연히 부처가 될 텐데, 일일이 이런 것 저런 것을 할 수 있기를 바라던 것입니다. 이것을 선재동자의 욕심 즉 탐욕이라고 하지 않고 선재동자의 ‘원력’이라고 합니다.

사랑도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고 하듯이, 불법을 구하고자 함도 남이 하면 ‘탐욕’이고 내가 하면 ‘원력’이라고 하면 안됩니다. 선재동자가 되고자 하고, 원하는 것은 자기 혼자 편하자고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일체 중생의 행복과 이익을 위해 자기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자 하는 것이고 그래서 선지식을 찾아다니고 선지식을 따라 배우고자 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나를 비롯해 내 가족의 범위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기껏해야 내 친구 내 도반에 대한 마음을 낼 수 있으나 선재동자처럼 일체 중생을 위한 마음은 정말 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화엄경》 〈입법계품〉 공부를 하고 53선지식의 가르침이 있는 도량을 순례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을 생각하는 마음이 점진적으로 넓어지도록 정진해야 합니다. 스님이 자주하는 이야기지만 남을 위해 기도하고, 남을 위해 마음을 낼 때, 그 복덕은 나에게로 오는 것입니다. 내가 장사가 안 된다고 매일 같이 “내 장사 좀 잘되게 해주십시오”하고 빌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 가게에 오는 사람들의 사업이 잘되게 해 주십시오. 그들이 돈 많이 벌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빌었을 때, 나의 장사도 잘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눈에 바로 보이지 않고, 내기도의 가피가 그들에게 가는지 안 가는지는 보이지 않지만 내가 그런 기도를 할 때, 그 기도의 가피는 반드시 나에게로 오는 것입니다.

내가 길에 가다가 깨어진 유리 조각을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리면 다음에 오는 사람이 안전하게 지나갑니다. 나는 시간이 바빠서 그 유리 조각들을 피해서 그냥 가도 됩니다. 그러나 그길로 내 아이가 지나다가 크게 다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바쁜 시간을 내어 위험한 유리조각을 청소를 했을 때 내 아이는 물론 다른 사람들이 위험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내가 남을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스님이 언제나 말씀드리듯이 우리는 신심과 원력이 없이는 되는 일도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이루어지는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늘 신심과 원력을 가지라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신심과 원력만 있으면 못 이룰 일이 없습니다. 우리도 선재동자처럼 신심과 원력을 가집시다.

선재동자는 자신이 발심한 이유를 설명하고 나서 해탈장자에게 ‘내가 들은 해탈장자님은 이런 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해탈장자가 가진 능력에 대해서 “모든 보살들을 잘 가르쳐서 밝게 드러내고, 갈 길을 보여주고, 다리가 되어 주고, 법문을 주고, 미혹하고, 거꾸로 되고 잘못된 장애를 제거해 주고, 남아있는 독화살을 뽑아 주고, 불법에 대한 의혹의 그물을 잘라 주고, 탐진치 삼독으로 가득한 마음의 숲을 환히 비춰 주고, 마음의 때를 씻어 주고, 마음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음을 청정하게 하고, 마음의 구부러진 것을 바르게 잡아주고, 변화무쌍한 마음의 생멸, 생사를 끊어주고, 마음이 선하지 못한 것을 그치게 하고, 마음의 집착을 풀어주는 분이라고 들었다”고 하면서 “나에게 법을 설해 주십시오”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능력이 있지만 ‘마음의 집착을 풀어준다’ 는 말이 가장 마음에 다가옵니다. 우리가 가진 집착은 말이나 글로 다 나타낼 수가 없습니다. 이 집착이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신심명》에 보면 ‘몽환공화(夢幻空華) 하로파착(何勞把捉) 득실시비(得失是非) 일시방각(一時放却)’하라고 하였습니다. 집착이란 것은, 꿈이요 환상이요 허공중에 꽃인 것을 어찌하여 애써서 붙들려 하는가. 옳거니 그르거니 얻었느니 잃었느니 하지 말고 모두 다 한꺼번에 놓아 버리라는 뜻입니다. 이익이라거나 손해라거나 따지지 말고 모두 다 한 번에 놓아 버리라는 것입니다.

어찌 우리가 그것이 가능하겠습니까? 그러나 우리 중생들도 어떨 땐 그렇게 되었다가 또 안 되었다가 합니다. 문득 문득 부처님처럼 마음이 탁 트일 때도 있습니다. 그래야 우리도 상처를 덜 받게 됩니다. 인간사에 시시비비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나 가끔은 이런 툭 놓아버리는 것이 잘 되면 상처를 덜 받게 됩니다.

내가 집착하고 손에 쥐고 있는 것은 모두 연기와 같은 것입니다. 꽉 잡으면 잡을수록 내 손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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