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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기도도량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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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내 안의 부처 만나고 확인하는 과정
108산사 조회수:1108
2014-04-28 11:48:53
“스님, 108산사순례에 와서 부처님 전(殿)을 향해 열심히 간절하게 기도를 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지고 어떨 때는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자꾸 흐릅니다. 이것은 어떤 이유입니까?”

산사에서 도반들과 함께 ‘나를 찾는 108참회문’을 읽고 열심히 기도를 하다보면 초심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이 흐른다고 한다. 그런 연유에 대해 회원들이 가끔 물을 때가 있다. 이는 신구의(身口意) 삼업으로 인해 과거와 현재 자신이 몸과 입, 마음으로 지은 업장(業障)에 대해 기도하는 과정에서 뭉클한 참회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대개 “나는 남에게 해를 준 일도 없고 나쁜 일도 한 적이 없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러나 사실 눈으로 드러나는 죄만 죄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다겁(多怯) 다생(多生)의 전생에 지은 죄도 업이며 현생에 지은 죄도 업이다. 마음속으로 욕을 하거나 삿된 생각을 품거나 남편과 자식에게 함부로 한 행동이나 부모님께 불효를 한 것도 죄이며 길을 가다가 밟아 죽인 개미나 작은 벌레들도 자신이 지은 업이라고 할 수 있다.

알고도 지은 죄, 모르고도 지은 죄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업장이다. 그런 업장을 지닌 사람이 일상 속에서 전혀 종교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 않다가 도반의 권유로 순례에 와서 첫 기도를 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참회의 눈물을 흘리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불교에서는 이를 두고 ‘무의식의 감동’이라고 말한다.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본질적으로 착한 마음이 있기 때문인데 불교에서는 ‘내안에 부처가 있다’라고 말하기도 하고 마음의 성품을 밝혀 ‘마음이 부처’라는 진리를 깨닫는 과정이라고 하기도 한다. 즉 이것이 바로 ‘즉심시불(卽心是佛)’이다.

부처님의 위대한 진리 중에는 인연을 근간으로 세 가지를 나눈 삼법인이 있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제행무상’, 변하는 모든 것에는 실체가 없다는 ‘제법무아’, 모든 괴로움을 없앤 ‘열반적정’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부처님의 위대한 진리를 깨달아가는 것도 우리가 기도를 하는 절대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도의 본질적 의미는 인간보다 능력이 뛰어난 어떤 절대적인 존재에게 기대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불교에서 기도의 의미는 그것과는 사뭇 차원이 다르다. 물론 부처님께 향하는 간절한 마음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에게 하는 참회의 기도라 할 수 있다. 자신의 내면 속 부처를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다.

누구든지 기도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한없는 하심이 동시에 일어나게 되고 이것이 마음으로 전달되어 자연스럽게 눈시울이 붉어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지나게 되면 자기 마음속 부처를 비로소 만나게 된다. 사실 부처는 따로 없다. 자기가 부처이며 바람과 나무와 꽃과 도반 그리고, 삼라만상이 모두 부처이다. 부처임을 깨닫는 순간 자신도 부처가 되는 것이다.

삶은 끊임없이 변하고 고정된 실체는 아무 것도 없다. 부처님은 어릴 적 사문유관을 보고 생로병사를 타파하기 위해 왕자 신분을 버리고 출가해 성불을 하고 위대한 진리를 깨닫게 되었듯이 기도를 하다보면 반드시 얻게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참회하는 삶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선행은 더 강하게 유지되고 악행을 경계하는 습관을 익히게 된다.

부처님께서 열반 직전에 이르자 제자 아난이 여쭈었다. “부처님 이제 가시면 저희들은 어떻게 합니까?” 부처님은 이렇게 답했다.

“아난아! 자신을 믿고 자신을 의지하며 자신을 등불로 삼으라.”

이 말씀의 궁극적인 의미는 바로 부처인 자신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산사순례, 그것은 내안의 부처를 만나고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다.

【108산사순례기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