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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순례 지속 동참은 신심의 발로
108산사 조회수:692
2013-02-04 11:47:47
지난 주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 한 분이 나를 찾아왔다. 그 보살님은 ‘108산사순례기도회’에 가입을 한 뒤 처음 몇 번은 순례를 잘 다니다가 어쩐 일인지 몇 달간 보이지 않았던 회원이었다. 그 분은 내 앞에서 잠시 머뭇거렸는데 나는 산사순례에 왜 오지 않는지 매우 궁금해 물었다. .

“스님, 조그마한 사업을 하다 보니 산사순례를 가고 싶은 데도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습니다. 막상 산사순례에 가려고 하면 이상하게도 바쁜 일이 생기곤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그 회원은 처음에는 108산사순례에 가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한다. 심지어 경주 불국사 순례 때는 늦잠 때문에 버스를 놓치고는 KTX를 타고 달려올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그런 회원이었는데 바쁜 일 때문에 순례를 한 번 빠진 것을 계기로 몇 달 동안 빠졌던 것이다. 한 번 못 가게 되니까 자신도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져 버린 탓이다. 나는 안타까운 심정이 들어 이렇게 말을 건넸다.

“산사순례를 하는 것은 마음의 문제에 달려 있다. 한 달에 한 번 가는 순례 날은 일을 미리 처리하여 항상 그날만은 비어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9년간의 대장정을 회향하는 일은 정말 힘들다.”

내가 그 회원의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사실, 요즘같이 바쁜 세상에 한 달에 한 번씩 시간을 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더구나 사업을 하고 가족들을 돌보아야 하는 주부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순례에 가서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한 달간의 잘못된 점을 참회하고 또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기 위해 자신만의 기도의 시간을 갖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은 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겨우 한 달에 한 번 기도하는 시간마저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다면 삶의 진정한 의미도 없다는 말씀이다.

세상사 모든 일이 그렇다. 어떤 일을 하던 간에 사소한 것도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다보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듯이 108염주를 엮어 나가는 것도 오직 자신의 신심(信心)에 달려 있다. 회원들 중에는 통도사 제 1차 순례부터 이번 쌍계사 제 67차 순례에 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순례를 하신 분들도 많은데 이것은 결코 신심이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순례를 회향하겠다는 강한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지난 5년 동안 단 한 번도 병이 나지 않고 건강하게 순례를 다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 또한 부처님의 가피가 아니겠는가.

우리들이 만난 것은 예사로운 인연이 아닌 ‘108산사순례’로 맺어진 인연이요 법연(法緣)이다. 그래서 나는 가끔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라고 법회 중에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정말 그렇다. 10년이란 세월은 강산도 변하는 데 우리는 이 108산사순례라는 인연으로 만나 9년 동안 함께 늙어가는 도반이 되었다. 이보다 더 지독한 인연이 세상에 또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면서 우리는 중생에서 부처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부처님은 간절히 발원하고 기도하는 사람에겐 반드시 가피를 내린다. 불우한 이웃과 남을 위해 선행을 베푸는 사람에겐 한없는 공덕이 쌓인다. 자신이 쌓은 공덕은 누가 뺏어 가지 않는다. 회원들은 각자의 원력을 세우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신념이 곧 108염주를 장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어디 그것뿐인가. ‘108산사순례’는 끝없는 복의 밭을 일구는 긴 장정(長征)이기 때문에 산사순례에 가서 기도에 동참한 인연으로 예불을 하고 돌아와 가족과 함께 사경을 하며 신심을 키우는 일은 선망부모에게도 진실로 효도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고 부처님의 가피를 얻기 위해 산사순례를 떠나서도 안 된다. 보시를 행하면서도 선행에 집착해서도 안 되며 공덕의 대가도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진정한 보시바라밀인 것이다. 보시바라밀은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수행과정에서 이루지기 때문에 진정으로 산사순례를 통해 참으로 많은 것을 얻고 배우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산사 순례는 집착을 떠나 분별하지 않는 참마음을 얻는 과정이며 한결같이 부처님의 마음을 체득하는 길이기도 하다.

【108산사순례기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