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명

53기도도량순례

Home > etc > 53기도도량순례

게시글 검색
순례, 내 마음 속 부처 찾는 여정
108산사 조회수:692
2013-02-04 11:47:41
화창한 봄날, 남도 천리 길을 달려간 버스가 여수 영취산 흥국사 일주문에 닿자 봄바람이 가사자락을 휘어 감았다. 초봄이라 꽃봉오리를 열지 못한 꽃들이 간간이 눈에 띄고, 계곡의 맑은 물소리가 산사의 적음(寂音)과 함께 귓가에 흐른다. 산사에 와서 봄빛이 흐드러진 길을 걷다보니 절로 신명이 나는지 회원들은 입가에 미소가 가득하다. 그들이 다름 아닌 봄이다.

지난 3월 9일부터 10일까지 제 66차 ‘108산사순례’ 법회가 여수 영취산 흥국사에서 열리는 날, 봄은 그렇게 우리를 마중 나왔다. 생(生)은 하나의 끝없는 순례이다. 우리는 생의 틈 사이에서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나서는 또 다른 순례를 나서고 있다. 그것이 바로 ‘108산사순례’이다. 천년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사찰을 한 달에 한 번 씩 직접 눈으로 보고, 사진을 찍고 또한 정성껏 기도를 올리면서 가슴에 불심을 새기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우리는 그런 고귀한 순례를 지난 5년 동안 함께 해 온 것이 자랑스럽다. 이제 그 길은 반순례를 훨씬 지났다.

나는 부처님 진신사리가 든 향로를 앞세우고 주지 명선 스님과 함께 흥국사 일주문 안으로 들어섰다. 회원들도 일렬횡대로 그 뒤를 따랐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승병훈련소와 의승군 주둔지를 겸했던 사찰의 역사가 곳곳에서 은은하게 품어져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찰의 역사가 곧 나라의 역사이다. 이곳 흥국사도 그렇다. 호국을 위해 피 흘리며 쓰러져 간 많은 승병들의 피와 땀이 곳곳에 배여 있는 길을 따라 우리 5천여 명의 회원들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대웅전 마당에 도착하고 회원들은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곧 기도에 들어갔다. 천수경 독경을 하고 나를 찾는 시간인 입정을 거쳐 광명진언 사경과 108 참회기도 등이 이어졌다.

“불법을 닦고 닦아 나와 남이 없는 동체대비를 이루고 대립적인 차별심을 모두 없이 해 무심으로 일체 사물을 대하겠나이다. 인연 따라 배운 것은 인연 따라 사라지니 남의 부처 보지 않고 나의 부처 찾겠나이다. 선한 일에 좋은 과보 따르고 악한 일에 나쁜 과보 따름을 명심하겠나이다. 불법의 진리는 나와 남이 하나이고 대상과 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겠나이다.” (나를 찾는 기도문 60-63절)

불법의 진리는 차별하지 않고 내 마음속의 부처를 찾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이 바쁜 세상에 시간을 내어 ‘108산사순례’를 떠나는 것은 잃어버린 마음속의 그 부처를 찾기 위함이다. 그 부처는 남의 부처가 아니라 오직 나의 부처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흥국사 반야용선의 대웅전 앞에 모여 간절히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흥국사 주지 명선 스님(대종사)께서는 “흥국사 대웅전을 자세히 보면 계단 양쪽에 중생들의 고통을 해소할 수 있고 지혜로 이끌 수 있게 두 개의 용머리가 조각되어 있다. 즉 반야용선이다. 오늘 여러분을 이끌고 이곳 천리 남도까지 기도를 하러 오신 선묵혜자 스님이 바로 반야용선임을 여러분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이번 흥국사 순례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5월 12일 부터 8월 12일까지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바다인 이곳 여수에서 ‘2012년 세계 여수 박람회’가 열린다. 우리 회원들은 모두 여수박람회 깃발을 흔들며 ‘성공기원 법회’도 함께 열었다. 더욱이 올해는 지난 1950년 미얀마의 양곤에서 결성된 세계불교도의 포괄적인 국제협력조직인 ‘세계불교도우의회’가 이곳 흥국사에서 열린다. 김충석 여수 시장은 해외 출장 중인데도 불구하고 특별히 명선 스님께 전화를 해 ‘108산사순례기도회’가 이번 여수 박람회와 세계불교도우의회에 북한도 함께 참석할 수 있도록 간절하게 기도를 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자신뿐 만이 아니라 나와 이 사회를 위해 기도 하고 있는 단체이다.

돌아오는 날, 천리 남도에 뻗친 봄기운이 꽃을 피우듯이 우리 회원들의 마음도 내내 즐거운 순례 길이었다. 이번 순례 중 둘째 날은 염주 보시를 마치자 일심광명 무지개가 산자락에 환하게 펼쳐져 뜻 깊었다. 올 들어 다섯 번째 광명이었다.

【108산사순례기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