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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 탄생불 조성함은 부처님 가피
108산사 조회수:760
2013-02-04 11:47:39
나와 ‘108산사순례기도회’가 지난 2월 13일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 반 국제 공항에 도착했을 때, 티베트 불교의 영적 지도자인 기알왕 드룩파 린포체가 영접을 나왔다. 그리고 대통령과 총리, 제헌국회 의장이 그 후에 면담을 가졌다. 국가도 아닌 일개단체가 국가적인 환대를 받은 것은 참으로 뜻밖이었다.

그날 우리는 카트만두에서 버스를 타고 험준한 계곡 속을 10시간이 넘도록 아찔한 곡예를 하며 룸비니로 향했다. 실로 험난한 여정이었다. 천 길 낭떠러지 밑에 흐르는 빙하천 주변, 사고로 떨어진 트럭의 잔해들을 보자 갑자기 몸이 오싹해졌다. 인도 국경의 룸비니에 버스가 도착하자 험준한 산맥은 사라지고 드넓은 평원이 펼쳐졌다. 몬순기후의 습한 안개사이에서 노란 유채꽃이 한창이었다. 부처님이 성불을 하시고 다섯 명의 비구에게 최초의 법륜을 굴리며 교진여(陳如) 등 다섯 비구를 제도한 녹야원의 풍경도 이와 같았으리라. 푸른 평원을 보자 열 몇 시간의 여행 속에 지친 나는 갑자기 몸속에서 기운이 솟았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자신에게 열반이 다가오는 것을 아시고 고향 룸비니로 향하던 중 춘다의 마지막 공양을 받고 쿠시나가라에서 고향으로 돌아오시지 못하고 결국 열반을 하셨다. 부처님은 고향인 룸비니 동산을 그토록 그리워했을 것이다. 만약, 부처님께서 룸비니로 돌아와 열반을 이루셨다면 오늘날 룸비니는 세계적인 불교성지로서 크나큰 각광을 받았을 것이다. 정작, 부처님의 탄생지이면서도 인도에 비해 불교성지로서 큰 발전을 이루지 못했던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런 룸비니에 ‘108산사순례기도회’가 조성한 탄생불이 네팔 정부는 물론 세계의 이목을 끄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네팔은 왕정철폐를 한 후 반군과 정부군이 10년간 내전을 벌이고 있었다. 특히 룸비니는 반군이 남부 테라이 지방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며 저항하던 곳으로 순례가 불가능한 지역이었다.

그런 까닭에 룸비니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다는 것은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그런 그들이 분쟁을 멈추고 환대를 해준 것은 우리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왔기 때문이리라. 이 사리는 부처님의 열반지인 인도 쿠시나가라에 있는 마하파리니르바나 스투파에서 1910년 출토됐던 것으로, 대열반사의 기아네슈와르 주지가 한국의 ‘108산사순례기도회’에 봉양한 8과 중 일부다. 부처님 열반이후 2556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으니 환대는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침내 2월 15일 룸비니 동산에 부처님의 탄생불이 조성되었다.

유엔의 우탄트 유엔 사무총장이 룸비니를 방문한 것은 1967년 무렵이었다. 그는 룸비니가 방치된 것을 보고 유엔 산하에 ‘룸비니 개발을 위한 국제위원회’를 설치했다. 현재 이곳의 사원구역 내에는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 미얀마 캄보디아 독일 프랑스 등이 사찰을 짓고 있다. 룸비니 네팔정부와 경제협력을 하려는 각국의 치열한 외교전이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우리 ‘108산사순례기도회’가 세운 탄생불의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하겠다. 특히 탄생불을 세운 곳은 유네스코가 개발하는 룸비니 사원구역의 출입구로 순례객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장소로서 원래는 네팔 왕가의 기념비 건립 예정지이다.

그러나 기리자 코이랄라 전임 네팔 총리는 “내전으로 아무도 찾지 않던 때에 한국의 108산사 순례기도회가 진신사리를 모셔와 네팔 평화의 불씨를 마련한 것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며 이곳에 한-네팔 평화의공원을 조성하고 진신사리 탄생불을 모셔줄 것을 요청했던 것이다. 바부람 바타라이 총리는 “네팔은 내전의 상처를 딛고 결연한 전진을 하려는 시기”라며 “룸비니에서 벌어지는 국제적인 협력은 세상만물에 평화와 자비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그 의미를 특별히 부각했다.

나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룸비니 동산에 우리 108산사 순례기도회가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진신사리 탄생불을 봉안한 것은 실로 부처님의 가피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불교성지를 찾아 열심히 기도한 덕분이 아니겠는가.

【108산사순례기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