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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기도도량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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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에 찌든 심신 청정하게 하는 수행
108산사 조회수:614
2013-02-04 11:46:52
햇살이 따사롭다. 기나긴 겨울 안거(安居)를 끝내고 바랑을 들고 선객(禪客)들이 산문(山門)을 나서는 길 위, 아지랑이가 연신 피어오른다. 겨우내 얼어 있던 계곡에도 물이 흐르고 까치가 연신 나무 잎을 쪼아대는 소리를 듣고 보니 벌써 봄이 오기는 왔는가 보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풀리고 산객(山客)들의 미소에도 봄은 가득 담겨져 있다.

지난겨울은 참으로 지독한 혹한(酷寒)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더디 온 봄소식이 너무나 반갑다.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처럼 세상사 모든 것은 순리를 거역할 수 없다.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오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이 같은 진리를 인간은 결코 거부할 수 없다. 인간의 생사(生死)역시 그렇다.

불교가 가진 힘은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에 있다. 여기에는 그 어떤 가감(加減)도 용서하지 않는다. 부처님이 우리에게 가르친 진리도 ‘있음은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세상을 열심히 사는 것’에 있다. 즉 현재의 나를 인정하고 보다 열심히 사는 것이 곧 ‘불교적 삶’이다. 타인을 사랑하고 용서하고 나를 사랑하고 끝없이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 곧 부처님의 자비정신이다. 그 속에서 행복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한다.

순례의 정신도 그와 같다. 우리가 행복만을 찾기 위해서 순례를 나서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물론, 넓게 보면 삶 그 자체가 순례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가 심산(深山)의 사찰을 순례하는 것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잃어버린 마음을 되찾고, 그 속에서 나를 찾아 그동안 자신을 짓눌러 왔던 삶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어내기 위함이다.

처처(處處)가 모두 도량인 산속, 모든 시름들을 나뭇가지마다 걸어두고 온다면 얼마나 마음이 여유로워지겠는가. 이것이 바로 순례이며 여행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산사순례는 생활에 찌든 자신의 몸과 마음을 한없이 청정(淸淨)하게 만든다. 모든 욕심과 분노 어리석음을 벗은 청정한 몸과 마음을 가진 중생이 곧 부처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순례를 나서는 순간, 우리는 곧 부처가 되는 것이다. 단 하루 동안만이라도 부처가 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기쁨이 어디 있겠는가.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비우고 기도를 하며 오늘 하루 조용하게 나를 돌이켜 본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만일, 우리가 청정하게 산다면, 세상사 머리 아플 일 하나 없고 번뇌에 휘둘릴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다스리는 것이 곧 부처가 되는 지름길이다.

내가 어디를 가든지 그림자는 나를 놓치는 법이 없는 것처럼 누구든지 선악(善惡)이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이 선악을 분별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순례를 가서 기도를 하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린다. 이는 자기가 가진 선악 중에서 선을 따르고 악을 버리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이다.

일반적으로 악(惡)은 달콤하고 선(善)은 쓰다. 그러나 불교를 알게 되면 자비를 통해 선이 얼마나 달콤한 것인지를 알게 된다. 순례를 통해 ‘자비와 베품’을 알게 되면 선의 가치를 터득하게 된다. 이것이 산사순례의 목적이다. 이 같은 믿음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부처님께 공양을 하고 불법승(佛法僧) 삼보를 실천한다면 성불을 할 수 있고 가피를 얻을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같은 강한 믿음이 없다면 108염주를 결코 꿸 수도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108염주를 만들어 가는 것은 곧 ‘자기극락’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화엄경’ 현수품에 보면 ‘信爲道源功德母長養一切諸善根(신위도원공덕모 장야일체제선근)’이란 구절이 있다. 이는 긍정하는 마음과 참회의 뜻이 담겨져 있다. ‘믿음은 도의 원천이고 모든 공덕의 어머니이며 온갖 선업의 뿌리를 길러낸다’는 뜻이다. 믿음이 없으면 산사순례의 의미도 없다는 뜻이다. 믿음이란 곧 긍정의 마음을 뜻하며 이것이 곧 불성이고 무량광 무량수의 아미타불인 것이다. 이런 믿음과 긍정의 마음을 가지고 우리는 남은 ‘108산사순례’를 반드시 회향해야 한다.

【108산사순례기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