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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기도도량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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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는 마음에서 비롯됨을 깨닫는 여정
108산사 조회수:604
2013-02-04 11:46:32
‘육신은 멸해도 법신(法身)은 멸하지 않는다.’
나의 은사이신 청담스님께서 남기신 열반송이며 유훈이다. 청담스님께서 열반하신지 벌써 서른아홉 해가 지나고 산승이 출가한지도 마흔다섯 해가 지났다. 바쁜 와중에도 맑은 난(蘭)잎에 흘러내리는 아침이슬처럼,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지는 날이면 청담스님께서 남기신 주옥같은 말씀들이 지금도 아련하게 그리움으로 떠오른다. 그럼, 청담스님이 말씀하신 그 법신이란 무엇인가.

“인연이란 말은 묘한 뜻을 가지고 있어 우리가 언제든지 무엇을 해도 친한 사람하고만 같이 가려고 한다. 사람이 수 천 명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구경하다가도 헤어져 나갈 때는 친한 사람끼리만 짝지어 나간다. 죽어 가는 길도 자기가 친한 길로 인연 지은 곳으로 따라간다.”

음미해 보면, 실로 공감할 수밖에 없는 ‘생활법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대개 나중에는 자신이 만든 인연에 따라 끼리끼리 모인다. 좋은 인연을 만드는 것도 자신의 마음이요, 나쁜 인연을 만드는 것도 자신의 마음이다. 심지어 죽어서도 자신이 만든 인연에 따라 지옥이나 극락으로 가게 된다.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마음이 만든 그 인연에 따라 살다가 가게 된다는 청담 스님의 법문이다. 또 스님은 인과법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금생은 전생의 연속이며 무한한 내생의 연결이고 금생에 주어진 환경이나 운명은 전생에 지은 원인으로부터 맺어진 결과이며, 금생에서 선악간에 하고 있는 우리의 행동은 다 내생에 받을 결과에 대한 원인이 된다.”

청담스님은 삶은 하나의 연속이기 때문에 인과법보다도 더 무서운 것은 이 세상에 없다고 하셨다. 복을 많이 지은 사람은 현세는 물론, 내세에 더 많은 복을 얻을 것이며, 평생 나쁜 짓만 하는 사람은 현세는 물론, 내세에 나쁜 결과를 낳게 된다. 이것이 선인선과 악인악과(善因善果 惡因惡果)이다. 인과를 만드는 것도 우리가 가진 마음인데 천년만년 살수 없고 한갓 고기 덩어리에 지나지 않은 육신에 조종을 당하게 되면, 쾌감만을 좇게 되어 결국 악의 원인이 된다고 하셨다. 때문에 청담스님께서는 잃어버린 이 ‘마음’을 되찾자는 데 칠십 평생을 받쳤던 것이다. 스님은 인연에 대해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초면에 마음이 끌리는 사람이 있다. 그를 만나면 재미가 있고 항상 얼굴이 보고 싶고 내 마음속에 상대방의 얼굴이 환히 드러나는 그런 사람이 있다. 반대로 처음부터 미운 사람이 있다. 얼굴이 아무리 미남이고 미녀라도 싫어진다. 첫눈에 당장 싫어져서 주는 것도 받기 싫고 돈을 주어도 받기 싫다. 그러나 그 이유는 잘 모른다. 적어도 금생에는 그 이유를 찾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전생에 인(因)을 지어 가지고.”

이기심 많은 인간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신 청담스님의 인연에 관한 아주 쉬운 법문이다. 전생의 인과와 연결 되어 있다는 의미심장한 법문이다. 이를 볼 때 우리가 마음으로 짓는 인과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능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산승이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로 명칭을 정했던 결정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해, 산사순례는 청담스님이 말씀하신 법신 즉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나서는 길’임을 강조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 길이 얼마나 장중한 회향인가를 순례회원들은 모두 가슴으로 진정 느껴 알아야 한다.

이제, 108산사순례도 다음 달이면 꼭 50차이다. 생각해보면, 고된 나날들이었지만, 순간순간 따뜻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우리 앞에는 5년이란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아 있다. 남북 간 교류도 조금씩 나아질 기미가 보이고 있다. 회원들도 그동안 많은 복의 밭을 일구었다. 한 알 한 알 염주가 알알이 꿰매지는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108염주를 모두 꿰기 위해서는 반드시 북한에 있는 사찰성지 순례도 다녀와야 한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구만리이다. 마음을 굳게 먹자.

【108산사순례기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