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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 [신간] 선묵 혜자스님이 전한 희망 '평화의 불 수놓다'
108산사 조회수:242
2017-03-16 11:48:20
부처님의 탄생지인 네팔 룸비니에는 ‘평화의 불’이라는 이름의 아주 특별한 불이 있다. 전 세계 53국에서 각각 피워 올린 불을 하나로 합친 ‘UN 평화의 불’과 네팔의 영산 히말라야에서 자연 발화해 3000년째 한 번도 꺼지지 않고 계속 타오르고 있는 ‘영원의 불’을 합화한 것이다.

세계평화에 대한 전 인류의 기원을 담은 이 불은 자비와 평화의 화신으로서 이 순간에도 세상에 빛과 온기, 평화에의 희망을 뿌리고 있다.

남북관계가 부쩍 경색됐던 지난 2013년, 한 스님이 이 ‘평화의 불’을 한반도에 가져와 그에 담긴 자비와 평화의 마음을 방방곡곡에 퍼뜨리자는 서원을 세웠다.

1300년 전 신라 스님 혜초가 불경을 이 땅에 가져오기 위해 머나먼 천축으로 향한 것처럼 선묵혜자 스님과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이 땅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기도와 순례의 길을 떠났다. 《발길 닿는 곳곳마다 평화의 불 수놓다》는 그 평화의 불 이운의 여정을 글과 사진으로 엮어낸 책이다.

저자인 선묵혜자 스님은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10여 년간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과 함께 전국 방방곡곡과 세계 각지의 명찰을 돌며 기도 수행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불교계 국제 교류에도 앞장서 네팔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이운하거나 학교를 세우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이번에 룸비니 ‘평화의 불’을 나눠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네팔 정부와의 이런 특별한 인연 덕분이다.

네팔의 람바란 야다브 대통령의 손으로 우리 순례단에게 공식 전달된 평화의 불은 티베트- 신장위구르-파키스탄 국경지대-타클라마칸 사막-투루판-둔황-난주-서안-청도를 거쳐 뱃길로 한반도에 이운됐다. 20,000km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거리. 여정마저 수월한 곳이라고는 없다. 당장 무너질 듯한 절벽 위의 해발 5000m 도로, 소리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깊은 협곡, 햇빛이 이글거리는 사막. 고산증으로 고역을 치르거나 사막을 건너다 불씨를 담은 화로에 피부를 데기도 한다. 청장열차를 탈 때는 규정상 화로를 들고 탈 수 없어 해프닝도 겪는다.

하지만 수행자 일행의 발걸음을 가장 무겁게 하는 것은 분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다. 평화의 불이 지나는 곳곳마다 수행자 일행은 가난, 내전, 정부의 압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과 마주친다. 이 모든 여정 속에서, 수행자는 품에 안은 평화의 불에 사람들의 기도와 희망을 갈무리한다. 동시에 그 불씨에 담긴 마음을 세상에 퍼뜨리고자 한다. 서안에서는 쓰촨성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한 법회에 참여하고 귀한 평화의 불을 분등한다. 오직 평화에 대한 간절한 소망으로 멀고 험한 길을 걷는 선묵혜자 스님의 여정에는 부처님의 자비심과 평화 정신을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에 전하고자 하는 수행자의 발원이 깃들어 있다.

수행자와 순례단, 모든 이들의 간절한 발원을 모은 평화의 불은 무사히 한국에 도착한다. 그리고 한반도 정전 60년을 맞아 열린 ‘분단의 벽을 넘어 평화를 꿈꾸다’ 행사에서 힘차게 우리 하늘을 향해 타오른다. 이후 평화의 불은 108평화보궁 도선사에 안착해 평화를 염원하는 많은 이들의 방문을 받고 있다. 선묵혜자 스님은 이후에도 평화의 불을 전국 60여 곳의 기도 도량과 충주 중앙탑 공원, 해외 사찰 등에 분등하며 자비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인류에게 불은 언제나 희망의 상징이다. 사람들은 불을 만나면서 빛과 온기를 얻었고 문명을 일으켰으며 불 앞에서 화합을 이뤘다. 과학이 한없이 발달한 지금에도 그 의미와 상징성은 변함이 없다. 올림픽 성화를 봉송하는 주자에게 환호하며, 연인과 모닥불 앞에 둘러앉아서, 촛불을 밝히고 광장에 모여서. 불 앞에서 우리는 늘 조금 더 행복한 내일,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 과거 분단으로 고통받아왔고 지금 어려운 때를 겪고 있는 한반도이지만 많은 이들의 기도가 담긴 ‘평화의 불’은 언젠가 모두가 함께 손을 잡고 평화를 일구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저자 선묵혜자/ 출판사 시간여행/ 페이지 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