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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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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사 주지스님 인사말
108산사 조회수:262
2017-03-03 11:46:27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소납은 금강산 화암사(禾巖寺) 주지 웅산입니다. 3월이라 남쪽에는 봄 기운이 완연한데, 여기는 아직 겨울의 잔상이 남아 좀 쌀쌀합니다. 새벽밥 드시고 강원도 산골까지 오시느라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서 여기까지 오신 보람이 있으신가요?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천하의 명산 금강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화암사는 경관이 아주 빼어난 도량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바위 하나, 그 어느 것도 범상치 않은 것이 없습니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혜자 스님과 회원 여러분들께서 찾아주신 화암사(禾巖寺)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천 년이 훌쩍 넘은 고찰 중의 고찰입니다. 특히 금강산 팔만구암자의 첫 번째로 꼽히는 유서깊은 도량이지요,

이 도량은 신라 혜공왕 5년(769), 우리나라에 참회불교를 정착시킨 법상종의 개조 진표율사(眞表律師)께서 창건하셨습니다. 진표율사는 변산반도의 천 길 낭떠러지를 발 밑에 두고 수행하시면서 도를 이루셨습니다. 계율 또한 철저히 지키셔서 율사 칭호가 붙었지요.

율사께서는 금강산의 동쪽에 발연사(鉢淵寺)를, 서쪽에는 장안사(長安寺)를, 그리고 남쪽에 화암사를 창건해 금강산을 중심으로 불국토를 장엄하고자 발원하셨습니다. 진표율사는 이곳에서 <화엄경>을 설하시며 수많은 대중을 교화하셨다고 합니다, 제자 100명 가운데 31명이 어느 날 하늘로 올라가고 나머지 69명도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얻었다는 기록이 전합니다. 그만큼 화암사가 수행하기 좋은 도량이고, 수행하면 도를 이룰 수 있는 도량임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 여러분, 여러분도 진표율사의 제자들처럼 이곳에서 수행하셔서 도를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나무 밑이든, 바위 위든, 법당 안이든 밖이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자신의 마음이 가는 곳에서 앉아 열심히 정진하시면 됩니다. 새벽밥 드시고 온 보람은 찾으셔야지요? 보람은 다른 게 아닙니다. 수행 열심히 하셔서 마음의 평화를 얻고, 선근공덕을 닦는 것입니다.

여러분, 계곡의 물소리는 그대로가 부처님의 설법이요, 푸른 산 빛 그대로가 부처님의 깨끗한 몸입니다. 지금 들리는 산새소리, 계곡물 소리, 바람소리, 자연이 이우러진 산사의 숲에도 삶의 진리와 행복이 있습니다.

‘행행도처(行行到處) 지지발처(至至發處)’라는 말이 있습니다, ‘출발한 곳이 마침내 끝나는 곳이고, 끝나는 곳이 다시 출발하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화암사는 남아 있는 옛 유물은 많지 않지만, 수행기운은 그 어느 도량 못지 않게 강합니다. 이곳에서 여러분의 기도순례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만, ‘오늘이 순례의 끝이다. 내일 다시 순례를 시작하자’는 생각을 하신다면 순례가 지겹지도 않을 것이고, 늘 새로운 마음이 들지 않겠습니까?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 여러분,

볼수록 이름답고 신기한, 그리고 부처님의 향기가 여전히 아름다운 금강산 자락의 화암사에서 성불의 인연을 더욱 단단히 맺으시고, 하시는 일 모두 여법하게 이뤄지길 기원합니다. 우리 함께 성불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