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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이상 농특산물 구매, 농촌 활성화 기여
108산사 조회수:894
2013-03-21 11:46:14
순례(巡禮)란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여행하는 것을 말한다. 종교 발상지와 본산의 소재지, 성자성인의 거주지나 묘, 또는 기적이나 영험을 행하는 장소 등의 성지를 순서대로 참배하며 신앙을 구하고 심신 갱생을 체험하는 것으로, 기원 성취와 멸죄의 효과를 기대한다.

순례자들이 여행에 나설 때는 특정한 복장과 함께 정진과 금욕을 유지하며 고난스러운 여행과정을 통해 속죄 과정을 병행한다.

농협은 2003년부터 도농(都農)교류 활성화와 농업인 실익증진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농촌사랑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 삼각산 도선사 주지 스님이자 농촌사랑 홍보대사인 선묵 혜자스님은 ‘108산사순례단’을 만들어 8,000여 회원과 함께 전국의 천년고찰과 유명 사찰을 매월 한 군데씩 찾아 기도회를 열고 있다.

‘108산사 성지에서 108불공과 108배를 통한 108참회와 108번뇌를 소멸하고 108염주를 만들어 108인연 공덕과 우리 모두의 마음의 고향인 농촌을 사랑하자’는 의미로 시작돼 21세기 신행문화를 선도해 가고 있다. ‘추우나, 더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도’ 순례는 매월 진행되며, 고령의 여성 회원도 두터운 신앙심을 바탕으로 적극 참여하고 있다.

스님의 남다른 농촌사랑은 ‘108산사순례단’의 순례와 기도에만 그치지 않는다. 사찰 인근 지역의 다문화 여성 농업인과 순례 회원 간 ‘친정엄마 인연맺기’와 지역 농특산물 구매활동으로도 나타난다. ‘108산사순례단’은 지금까지 73차례(6년)에 걸쳐 139쌍의 인연맺기와 20억 원 이상의 지역 농특산물을 구매함으로써 농촌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이를 통해 농촌 이민 여성의 조기 정착을 지원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지역 농업인에게는 직거래 장터를 통해 도시 소비자의 소비 성향을 파악함으로써 자신감과 용기를 갖는 계기를 제공했다.

우리 농촌을 아끼고 농산물을 애용하는 것이 불교 핵심사상 가운데 하나인 자리이타(自利利他) 정신이다. 농촌 현장에서 자비를 실천하고, 순례를 하며 맺어진 소중한 인연이 농촌에 대한 사랑으로 퍼지기를 바라는 스님의 배려라 생각한다.

특히 지난 시월의 마지막 날(10월 31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농촌사랑 나눔·봉사 한마당’이 열렸다. ‘108산사순례단’과 농협이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로, 총무원장 자승 스님, 선묵 혜자 스님을 비롯한 순례회원, 일반시민 등 1만여 명이 모여 ‘108산사순례단’ 창립 6주년을 기념하고 농촌사랑 실천 결의를 다짐했다.

이날 행사는 농촌사랑이 도시와 농촌의 또 하나의 문화로 확대되고 전파되는 축제의 장이었으며, ‘108산사순례단’이 도농 간 사랑의 다리 역할을 통해 사회화합과 농촌경제 안정, 더 넓게는 대한민국 발전으로 온 국민이 행복해지기를 축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도농 화합과 사회통합, 국민행복을 염원하며 1만여 참석자가 108배를 올리는 모습과 ‘농촌사랑’이라고 쓰인 1만여 개의 피켓을 머리 위로 흔들며 도농 상생을 기원하는 퍼포먼스였다.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농촌사랑’의 아름다운 물결은 필자와 그 광경을 본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108산사 순례단’과 농촌을 사랑하는 국민들이 있는 한 우리나라 농촌에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르고 설렌다. 그리고 아직도 귓가에는 “산중에서 거리로, 거리에서 농촌으로, 한국에서 세계로 나아가자”고 하신 선묵 혜자 큰스님의 말씀이 생생하게 맴돌고 있다.

윤종일 / 농협중앙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