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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차 수락산 도안사
108산사 조회수:736
2015-12-15 11:47:06
‘선묵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는 108차 순례법회(10월20~25일)를 서울 노원구 수락산 도안사에서 여법하게 봉행했다. 화창한 가을날, 전국에 있는 각 법등에서 출발한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오전10시부터 수락산의 가파른 중턱을 힘겹게 오르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성불하세요.” 길목에는 지난 9년간의 순례를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회향 한 것에 대한 선묵혜자 스님의 감사의 플래카드가 곳곳마다 걸려 있었다. 도안사는 ‘108산사순례기도회’의 9년 순례를 회향하는 마지막 순례지이고 또한 보살행인 보시·지계·인욕· 정진·선정·지혜 육바라밀을 실천한다는 의미에서 6일 동안 법회를 봉행하게 됐는데 하루에 1000여 명씩 순례했다. 회원들의 얼굴에는 환희심이 가득했고 많은 귀빈들이 오셨다. 특히 첫날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안철수·우원식 국회의원 등 많은 분들이 무사회향을 축하했다.

회원들은 108산사순례의 마지막 108번째 순례기도를 회향하기 위해 여느 때처럼 <천수경> 독송과 사경, 108참회기도에 들어갔다. 진실한 마음으로 회향의 문을 여는 순간이었다.

“불보살님이시여. 모든 업장 남김없이 소멸되어서 생각 생각 큰 지혜가 법계에 퍼져 모든 중생 빠짐없이 건져지이다.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 다하고 중생업이 다하고 번뇌 다함은 넓고 크고 가이 없고 한량없으니 저의 기도도 이뤄지이다. 이 기도의 가피로 108번뇌 소멸하고 이 기도의 가피로 반야지혜 이룩하고 이 기도의 가피로 108산사순례 원만회향 되어지이다. 나무석가모니불.”

1차 순례부터 시작한 회원들은 9년 동안 108번 째 순례지인 수락산 도안사에서 108산사순례기도를 마침내 무사회향을 했다. 참으로 고행의 날들이었지만 행복했던 순간들이었다. 법회가 시작되고 지난 9년간의 순례여정을 담은 영상이 화려하게 펼쳐지자 폭설과 폭우, 더위와 한파, 메르스 유행 등 숱한 고난들을 묵묵히 인내하고 오직 기도로써 마음을 다잡았던 지난날들을 빠짐없이 기록한 영상들을 보고 선묵혜자스님과 회원들은 남다른 감회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자 곳곳에서는 눈물과 탄성이 계속 흘러나왔다.

영상이 끝나고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무사회향 축하 말씀이 이어졌다. “우리 선묵혜자스님은 참으로 지독하신 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여기에 앉아서 108산사순례기도회가 겪었던 수많은 고행의 순간들을 영상으로 보니 감회가 깊습니다. 아마 제가 108산사순례기도회를 이끌었다면 그 고행의 순간들을 잘 견뎌낼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더욱이 중간 중간 눈물이 날 것 같은 어려운 일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오히려 선묵혜자 스님은 이 모든 것을 선승으로서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아 정말 대단하시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특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우나 더우나 순례를 함께 해온 회원 여러분들께는 제가 지금 그 어떤 덕담이나 존경어린 말씀을 해 본들 그것으로 대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직 제가 선묵혜자스님과 회원들에게 드릴 말씀은 그저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이 한마디뿐입니다. 이 말로 축사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총무원장 스님의 치사가 끝나자 회원들의 박수소리는 수락산으로 길게 울려 퍼졌다.

도안사는 현재 선묵혜자스님의 주석처이자 108산사순례 회원들의 명단과 각 순례지에서 가져온 성토(聖土)들을 봉안하고 1만여 회원 명부를 비문에 새겨 역사에 길이 남을 108산사순례 기념비 동산을 조성한 곳이다. 첫날 기념동산 리본 커팅식에 총무원장 스님도 함께했다. 어쩌면 이 ‘108산사순례 기념동산’은 영원히 한국불교문화의 유산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마지막 순례기도를 도안사에서 봉행하게 된 이유이다.

돌이켜보면 9년간의 순례는 참으로 기나긴 세월이다. 그 감동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2006년 9월 전국 사찰 108개를 순례하자며 입재식을 할 때만 해도 생각은 소박했다. 108명의 신도와 함께 108개 산사를 찾자는 의향이었는데 뜻밖에 순례객은 순식간에 불어났다. 120대의 버스가 고속도로에서 줄지어 달려야 할 정도였다. 이제 회향할 때가 되니 40대는 50대, 50대는 60대, 60대는 70대가 돼 회원들의 검은머리는 흰머리로 변해있다. 그들은 마침내 108번째 염주알을 도안사에서 꿰게 된 것이다. 그러니 어찌 그 감회가 남다르지 않겠는가?

그 머나먼 길들 중에서 가장 가슴에 남는 기억이 있다면, 2013년 5월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네팔 룸비니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광장에서 점화하고 전국 사찰에 분화(分火)한 일이다. 당시 룸비니에서도 일심광명(一心光明) 무지개가 환히 밝혀졌지만, 그날 임진각에서도 일심광명 무지개가 평화를 상징하듯 북쪽 산 너머에 일자로 뜬 것이다. 하늘로 곧게 뻗은 일(一)자 무지개는 남북의 하나 된 마음을 보여주는 듯해서 그날 선묵혜자스님은 물론 회원들도 환희심으로 가득했었다. 생각해보면 첫 순례지였던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일심광명 무지개가 뜬 이래, 그동안 70회가 넘게 떴다. 그래서 선묵혜자스님이 ‘무지개 스님’이라고 불리어졌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불보살님의 가피이다. 선묵혜자스님은 대상포진으로 인해 단 한번 염주를 회원들에게 나누어주지 못했다. 그 일이 아직도 스님의 마음속에는 아련하게 남아 있다.

선묵혜자스님은 9년간의 108산사순례 회향을 기념하기 위해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생각을 정리해서 이번에 <모르는 마음>이란 책을 펴냈다. 책 속에 우리의 잠든 눈을 메우고 닫힌 마음을 열어주는 통찰로 가득한 시와 에세이가 마음을 울린다. 그렇다. ‘우리는 내 마음도 모르고 네 마음도 모른다. 모르는 마음끼리 서로서로 부딪치고 서로서로 아파한다. 왜 사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다. 인생은 모르는 마음으로 떠나는 더디고 안타까운 여행’인지 모른다. 선묵혜자스님과 108산사순례회원들은 그 ‘모르는 마음’을 찾기 위해 지난 9년 동안 순례를 했으며 앞으로도 그 ‘모르는 마음’을 찾기 위해 ‘53기도도량’을 찾아 순례를 하게 될 것이다.

이번 순례에서 국군장병 초코파이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직접 하사했다. 이밖에도 다문화가정 108 인연맺기, 선묵장학금, 약사여래 108보시금, 선묵효행상 시상들을 가졌으며 농촌사랑 장터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