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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차 천성산 내원사
108산사 조회수:1006
2014-08-14 11:46:52
7월의 한여름,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전국 법등에서 출발한 제94차 108산사순례버스는 쉼 없이 남도(南道)의 끝자락을 향해 달리다가 정오쯤 경남 천성산 내원사 주차장에 닿았다.

장마가 시작되어 꽤나 염려를 하였는데, 지난 삼일 동안 밤사이 폭우가 내리다가도 아침이면 맑게 개어 산사순례 법회(24일-26일)는 여법하게 봉행될 수 있었다.

천성산 내원사에 펼쳐진 긴 숲길은 천혜의 자연환경이었다. 산길 옆으로 흐르는 청량한 계곡의 물소리는 귀를 맑게 틔어주고 시원한 산바람은 세파에 찌든 사람들의 마음을 씻어주었다. 어디 그것뿐인가. 산길을 오르자 숲길 좌우측마다 돌탑에 새겨진 부처님의 진리의 말씀들은 구절구절 가슴을 적셨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으며 이것이 생겨남으로 저것이 생겨난다. 괴로움은 욕망 때문에 일어나고 지혜 때문에 사라진다. 부처님 법은 모든 것을 놓아버림이다.’ 인과법과 지혜를 가지고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 욕망을 ‘방하착(放下着)’하라는 주옥같은 부처님의 진리의 말씀들이 가슴을 적시고 뇌리를 때린다.

내원사 주지 진성스님과 부처님 진신사리가 든 황금불상과 평화의 불을 모시고 내원사의 절 마당에 들어서자 ‘선나전(禪那殿)’이 회원들을 맞이했다. 제일 큰 법당의 이름이 대웅전이 아닌 ‘선나전’인 것은 독특하다. ‘선나’란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통일하여 무아적정(無我寂靜)‘의 경지에 도달하는 정진집중의 수행방법인 참선을 뜻하는데 내원사는 동국제일의 비구니 선수행 도량임을 알 수 있다.
법회에 들어서자 따가운 땡 빛이 내리쬐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천수경을 하고 사경을 한 뒤 안심법문을 하였다.

‘나는 번민하지 않습니다. 그 어디에도 없는 나 때문에 번민하는 나는 없습니다. 내가 없는데 누가 나의 주인인가. 주인 없는 집에 누가 들어 왔는가. 집착과 욕망은 내 것이 아니네. 탐욕과 미움도 내 것이 아니네. 이 몸이 허깨비인 것을 이제야 알겠네. 내가 없는 내 집은 어디 있는가. 이제 훤하게 살겠습니다.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이기에 내가 나의 주인으로 살 것입니다. 굽이굽이 인생길, 갈 길은 먼데 탐욕아 나를 잡지마라. 집착아 나를 잡지 마라. 내 가슴의 이별과 슬픔도 오늘만은 내려놓을 것입니다….’

다시 108참회기도에 들어갔다. ‘불성은 일체 번뇌나 망상이 없고 분별없는 마음임을 명심하겠나이다. 내가 가진 본래의 불성을 자각하여 부처님과 같은 반야의 지혜로 일상의 모든 일을 대하겠나이다. 자연 그대로인 불성을 깨쳐서 이 자리의 내가 나의 주인이 되겠나이다. 언제나 머무는 곳에 내가 주인이며 그곳이 바로 극락임을 알겠나이다. (108참회문 67절-71절)’

이어 회주 선묵 혜자스님의 법문이 이어졌다. “날이 참으로 무덥습니다. 먼 길을 오시느라 수고가 많았습니다. 고행길이지만 이렇게 내원사에 오니 계곡의 물소리와 청량한 맑은 공기가 참 좋지요. 집에만 가만히 있어보세요. 어디 이 맑은 공기와 숲의 향기를 맛볼 수 있겠습니다. 이젠 108산사순례도 제94차입니다. 멀고 먼 길을 여러분들과 함께 걸어왔습니다. 이것은 인연의 복덕 때문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우리는 지난 8년 간의 세월동안 한 달에 한 번씩 만났습니다. 나 뿐 만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원사의 기도처에 앉아 있는 옆의 도반 또한 그렇습니다. 인생이 팔십이라면 우리는 그 중의 9년 동안을 이 성지순례에 쏟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나 지중하고 지대한 일입니까. 아마 우리는 회향하는 날 커다란 환희심에 젖어 들 것입니다. 행복이란 그저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선행을 실천하는 가운데서 마음속에 행복이 깃드는 것입니다.”

행사기간 중에는 통도사 부주지 재원스님이 환영사를 해주셨다. 또한 농협중앙회 경남지역 부본부장 장승현님이 축하자리에서 ‘그대의 마음이 그대의 인연을 창조하고 그대의 마음이 그대의 미래를 창조하고 그대의 마음이 그대의 행복을 창조한다.’는 회주 선묵 혜자스님의 시를 읊기도 했다.

사흘간의 법회 중 토요일에 일심광명 무지개가 하늘에 장엄하여, 회원들은 환희심이 솟았다. 순례 법회를 마친 회원들은 돌아오는 길에 회원들은 농촌사랑 직거래장터에 들러 양산특산물을 구입하여 농촌사랑을 실천했다. 또한 다문화가정 인연맺기와 초코파이보시, 소년소녀가장 장학금 수여, 효행상 시상, 108약사여래 보시금 전달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마지막 날 주지 진성스님은 북녘동포돕기 300석 공양미 모음에 40kg, 27가마를 보시해 주셔서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