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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차 천태산 영국사
108산사 조회수:1154
2013-06-29 11:46:39
충북 영동 영국사(寧國寺) 가는 길. ‘구름도 자고 가고, 바람도 쉬어가는 추풍령 자락’ 천태산을 오르는 산과 숲에서는 초여름을 알리는 짙은 녹음(綠陰)이 드리워져 있었고, 곳곳마다 이름 모를 풀꽃들이 가득 피어 있었다.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산길을 천천히 걸어서 올랐다. 기암괴석과 천태산 준령에서 계곡을 따라 졸졸졸 흘러내리는 물소리는 귓가에 닿아 한없이 맑게 풀어졌다. 폐부 깊숙이 신선한 공기가 스며들었다.

삼십여 분, 숲을 따라 산길을 오르자, 이마에는 어느새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혔다. 참 오랜만에 걷는 험난한 산행이었지만 조금이라도 젊은 보살님들은 힘겨워하는 어르신보살님들의 손을 잡아주거나 혹은 배낭을 들어주는 아름다운 모습도 보였다.

회주 선묵 혜자스님은 회원들이 산행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어느 육십 후반대의 보살님에게 한마디를 건넸다. “힘드시지요. 천천히 오르세요.” 그런데 그 보살님이 하시는 말씀은 더욱 걸작이었다. “스님 그러게 말에요. 스님과 같이 108산사를 7년 전에 시작할 때는 한참 젊었는데 이렇게 그만 늙어버렸네요. 그 땐 이 정도의 산길은 문제가 없었는데 말이에요.” 회주 선묵 혜자스님은 그 말을 듣고 웃다가 말을 건넸다. “허허 7년 동안 보살님도 늙고 저도 그만 늙어 버리고 말았네요.” 이 대화를 엿들은 회원들 모두 한바탕 산속에서 와르르 웃음꽃이 피었다.

그랬다. 세월은 유수(流水)같이 흘러가 버린 것이다. 이렇게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산사의 아름다운 물소리와 바람소리를 들으며 또 다른 순례의 추억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쉼없이 산길을 타고 정상에 오르자 멀리서 천년의 세월을 머금은 은행나무가 보였다. 그 긴 세월을 한결같이 자신의 빛깔과 풍모를 뽐내고 있는 은행나무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는 듯 했다.

은행나무 앞에 이르자 영국사 주지 청원스님과 대중들이 마중 나왔다. 회주 선묵 혜자스님과 영국사 주지스님은 부처님 진신사리, 염주알을 담은 향로와 네팔에서 가져온 ‘평화의 불’을 앞세우고 천천히 경내로 올랐다. 뒤를 따르는 회원들의 석가모니불 염불소리가 천태산 자락에 퍼졌다.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제81차 순례는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충북 영동 천태산 영국사에서 봉행됐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 5교구 법주사의 말사인 영국사는 신라 말에 창건되어 고려중엽, 대각국사 의천의 제자인 원각국사 덕소에 의해 중건된 것으로 보이는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천년고찰이다. 소백산맥과 추풍령의 산세를 끼고 있어 그 풍광이 아름다워 지금도 사시사철 산객들이 끊임없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회원들은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기도에 들어갔다. 스님의 염불소리에 맞춰 『천수경』 독송이 시작되고 끝나자 곧 이어 회주 선묵 혜자스님을 법사로 안심법문 시간을 가진 뒤 ‘나를 찾는 108참회기도’에 들어갔다. 회원들은 ‘보살도를 구하는 나는 탐욕을 버리고 중생을 제도하겠나이다. 보살도를 구하는 나는 진흙 속에 피는 연꽃같이 세속에 있으면서도 세속에 속박되지 않겠나이다….’

한여름의 뙤약볕에도 불구하고 한 구절 한 구절 간절하게 참회문을 마음속으로 읽으며 지극정성으로 108배를 시작했다. 이렇게 기도를 마친 뒤 회주 선묵 혜자스님의 법문을 이어졌다.

“여러분, 영국사에 오니 참으로 좋지요. 이 영국사는 제가 네팔에서 가져온 ‘평화의 불’을 보덕사에 이어 두 번째로 분화하는 사찰입니다. 남북정세가 이를 계기로 나아지면 좋겠습니다. 사실, 남북당국회담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나 기뻤지만 사소한 일로 인해 다시 무산되고 나니 섭섭합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이 평화의 불을 북녘 땅에 있는 사찰에 분화할 그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순례법회 이외에도 군장병을 위한 사랑의 초코파이 전달, 다문화가정 108인연 맺기, 선묵108효행상과 선묵108장학금, 약사여래108보시금을 전달 등 다양한 자비나눔도 함께 펼쳐졌다.

다문화가정108인연맺기에서는 스루시나치(캄보디아)ㆍ체레미(필리핀) 씨가 108산사순례기도회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안정임ㆍ김순분 회원과 각각 친정엄마와 딸의 인연을 맺었다. 또 극진한 시부모 봉양으로 지역주민들에게 귀감과 찬사를 받고 있는 전승자(양산면 송호리) 씨에게 선묵108효행상을, 임기호(옥천군 이원면) 씨에게 약사여래108보시금을, 김정호(중원대 1년)ㆍ박병환(청주대 1년)ㆍ이동준(충남대 3년) 등의 학생에게 각각 장학금을 전달했다.

한편 학산농협과 양산면 비단강숲마을 등이 함께 직거래장터를 열어 순례기도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산나물ㆍ잡곡ㆍ토마토 등 지역 농산물 및 특산물을 판매했다.

특히 이번 영국사 순례에는 회원들이 연꽃 촛불을 한반도 지도 위에 밝히는 법회를 열고 난 뒤, 네팔 룸비니에서 가져온 ‘평화의 불’을 분화하고 주지 청원 스님과 함께 그 기념비를 세워 의미가 더욱 깊었다. 여기에 하늘에서 오색광명의 상서로운 일심광명이 나퉈 회원들의 가슴속에 환희로움을 더했다.

끝으로 순례에는 영동 정구복 군수님이 참석해 축하의 말씀도 있지 않았는데,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이 농촌을 위해 직거래 장터를 개설해 도움을 준데 대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