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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차 태백산 보덕사
108산사 조회수:1140
2013-06-06 11:46:38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제80차 산사순례(5월23~25일)가 영월 태백산 보덕사에서 여법하게 봉행되었다.

보덕사에는 조선의 왕 가운데 가장 참혹하게 생을 마감한 단종의 한이 깃들어 있다. 문종의 아들로 즉위하여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긴 단종은 상왕(上王)이 된 이후 복위운동을 펼친 성상문 등 사육신이 죽고 난 뒤 서인으로 강등되고도 모자라 결국 죽임을 당한다. 어린 단종의 무덤인 장릉(莊陵)이 자리한 영월, 보덕사는 그 원(怨)을 달래기 위해 조선시대 숙종 때 원찰로 지정된 도량이다.

고풍스럽고 아담한 일주문 앞에 들어서자 보덕사 주지 삼혜 스님과 대중들이 정겹게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을 마중 나와 있었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 혜자스님과 보덕사 주지 삼혜스님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황금향로와 룸비니동산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을 가지고 자분자분 경내로 들어섰다. 뒤를 따르는 회원들의 ‘석가모니불’ 염불소리가 태백산 곳곳에 아련하게 퍼져나갔다.

대웅전을 참배한 회원들은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기도에 들어갔다. 스님의 염불소리에 맞춰 『천수경』 독송이 시작되었다. 염불이 끝나고 곧 이어 나를 찾는 입정에 든 뒤 ‘108참회기도’에 들어갔다. 회원들은 한 구절 한 구절, 108참회문을 간절하게 염송했다.

“나는 보살이고 타인은 미혹한 중생이라 생각하지 않겠나이다. 생사번뇌는 무상하며 환상에 지나지 않음을 알아 생사가 그대로 열반임을 명심하겠나이다. 열반은 생사의 한 가운데에 있고 따로 존재하지 않음을 명심하겠나이다. 윤회와 열반에는 어떠한 차이가 없음을 명심하겠나이다. 보살도를 구하는 나는 탐욕을 버리고 중생을 제도하겠나이다.”(나를 찾는 108참회문 39~43절)

회주 선묵 혜자스님의 애절한 기도문이 마당에 울려 퍼지자 어떤 회원은 기도를 하면서 참회의 눈물을 머금었고, 또 어떤 이는 지극한 간절함에 젖어 들었다. 중생의 마음인 탐진치 삼독을 버리고 부처가 되는 순간이리라.

순례기도에 이어 법회에서 보덕사 주지 삼해 스님은 평화의 불에 담긴 뜻을 잇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인사말에서 “보덕사에 룸비니 ‘평화의 불’이 최초 분등(分燈)된 것에 큰 의미를 갖고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평화의 불’이 담은 뜻을 보덕사 사부대중과 함께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혜자 스님은 법문을 통해 “보덕사는 단종의 추모 뜻을 기리는 능침사찰”이라며 “단종이 영월에 유배돼 쓴 시를 감상하며 인간의 욕심으로 혈육도, 양심도 없이 어린조카를 죽여야만 했던 숙부의 비정한 세상사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여러분, 이번 보덕사 순례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제가 네팔 룸비니 동산에서 채화하여 라싸, 거얼무, 둔황, 시안을 거쳐 장장 18일 동안 모셔온 ‘평화의 불’을 처음으로 분등하는 순례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순례는 참으로 즐겁습니다. 이를 시점으로 평화의 불이 전국방방곡곡은 물론이요 북한지역에도 타오를 것을 간절하게 발원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불자들도 법문을 경청하면서 이 ‘평화의 불’이 전국은 물론 남북평화를 위해 타오르기를 기원했다.

이번 순례기도회에는 서울과 경기, 부산, 대구, 포항, 원주, 춘천 등 전국 각지에서 6,000여명의 불자가 동참했다. NH농협은행 영월군지부와 영월·서남·주천농협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산나물·잡곡·오이·고추장 등 지역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직거래장터를 열어 한바탕 ‘야단법석’을 펼쳤다.

특히 23일에는 다문화가정 108인연맺기 행사를 통해 베트남 출신의 뷔티탐 씨와 레누엔 티엔탄 씨가 순례기도회 회원인 윤정심(서울 성동구)ㆍ임정숙(경기 부천시) 씨가 각각 친정엄마와 딸의 인연을 맺고 정기적인 교류를 약속했다.

또 극진한 시부모 봉양과 남편 병수발에 정성을 쏟고 있는 정경자씨(70·영월군 주천면)는 효행상을, 조인호 씨에게 약사보시금을, 정세희(석정여중 2년)ㆍ박일(영월중 2년)ㆍ이용준(영월고 3년) 학생에게 각각 선묵108장학금을 전달했다. 마지막날 보덕사 주지 삼혜 스님이 북동포돕기 300석 공양미 모금에 40kg들이 쌀 27가마를 보시했다.

“백마 탄 단종 산머루 담은 바구니 든 추충신/ 극락으로 인도하는 소리이런가/ 부처님 법 수호하는 사천왕 모시고/ 아트막한 기와 담 둘러/ 극락정토 만드니/ 희망이 넘치는 불도량 되었네.”

한 많던 비운의 임금 단종의 원찰 영월 보덕사에서 봉행된 제80차 순례법회는 일심광명의 상서로운 축복과 평화의 불 첫 분등이라는 감격 속에 그 어느 때보다 엄숙하고 장엄하게 봉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