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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차 계룡산 갑사
108산사 조회수:1049
2013-03-21 11:46:36
108참회의 절, 고집멸도의 진리 스스로 깨닫는 시간

‘선묵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제 78차 순례법회가 지난 3월 7일부터 9일까지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산 갑사에서 여법하게 펼쳐졌다.

시나브로 꽃바람이 가슴을 적시는 3월 봄날, 갑사로 가는 길에는 지난겨울 잎을 다 떨어뜨렸던 나뭇가지가 싱그러운 푸른 새싹들을 하늘로 밀어내고 있는 중이었다. 흙과 돌에 덮인 산길을 회원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오르자, 숲에서는 봄꽃들이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고 있었고 날씨는 그지없이 따뜻했다.

눈부신 풍광(風光)은 주저 없이 가사자락을 휘감아 오고 멀리서 계룡갑사(鷄龍甲寺)가 한 눈에 들어왔다. 갑사라! 계룡이 절을 품고 있는지 절이 산을 품고 있는지 모를 산사속의 아름다운 그 이름. 그 옆으로 겨우내 얼어붙었던 계곡에는 졸졸 물이 녹아 흘러 그 소리가 귓가에 닿아 풀어진다.

아마 회원들은 어릴 적 국어교과서에 실린 이상보의 수필 ‘갑사 가는 길’을 한 번쯤 떠올리며, 그 옛 산사의 길을 지금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회원들은 늘 기억의 저편에 머물고 있는 유년의 추억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 시간들을 거꾸로 돌리면 그 기억들은 슬그머니 일어나 아련하게 추억으로 남아 가슴을 한없이 적시게 한다. 그것이 바로 이번 ‘108산사순례길’인 갑사 가는 길인지도 모른다.

일주문 앞에 이르자 천만(千萬) 부처님 미소를 머금은 주지 태진스님과 대중들이 마중을 나왔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사천왕문을 지나 천천히 경내로 들어갔다. 뒤를 따르는 회원들의 석가모니불 염불소리가 계룡산 자락을 아련하게 퍼졌다. 절 마당 안으로 들어서자, 맏배지붕으로 지어진 웅장한 대웅전이 우리회원들을 맞았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 6교구 마곡사의 말사인 갑사는 백제의 웅진 시대에 지어진 1,6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천년고찰이다. 풍광이 아름다워 지금도 계룡팔경을 보기 위해 사시사철 산객들이 끊임없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근처 밝은 햇살의 원근(遠近)덕분인지 멀리서 구름을 이고 있는 관음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회원들은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기도에 들어갔다. 스님의 염불소리에 맞춰 <천수경> 독송이 시작되고 끝나자 곧 이어 나를 찾는 입정시간을 가진 뒤 ‘108참회기도’에 들어갔다. 목탁소리에 맞춰 낭랑하고 구슬픈 스님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회원들의 마음속을 파고든다.

‘모든 현상과 존재는 고정불변 하는 것이 없음을 명심하겠나이다. 이것이 있기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기기에 저것이 생김을 명심하겠나이다. 어떠한 존재도 우연히 생겨났거나 혼자 존재하는 것이 없음을 명심하겠나이다. 제가 열반을 성취했더라도 육체의 괴로움은 피할 수 없음을 알겠나이다. (나를 찾는 108참회기도문 13절-16절)

회원들은 한 구절 한 구절 간절하게 참회문을 마음속으로 읽으며 지극정성으로 108배를 시작했다. 절의 의미는 매우 깊다. 부처님을 존경하는 마음의 표현이며, 아만을 버린 자신의 겸양과 겸손을 밖으로 드러내는 절대적인 몸짓이며 또한 마음속으로 108참회문을 되새기며 절을 하는 것은 자신의 몸속에 오래 동안 깃든 탐진치 삼독심(三毒心)과 자신이 가진 업장을 버리기 위함이다.

그래서 회원들이 올리는 간절한 108배는 그 어떤 공양보다도 지극하다. 그렇듯이 절을 하는 순간은 부처님의 위대한 법문인 ‘고집멸도(苦集滅道)’의 진리를 스스로 깨닫는 시간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의 기도법인 것이다. 기도를 마친 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 혜자스님의 법문이 이어졌다.

“여러분, 갑사에 오니 참으로 좋지요. 무엇이 그리 좋던가요. 저는 무엇보다도 우리 회원들의 밝은 미소를 보니 너무나 좋습니다. 여러분도 나의 얼굴을 보니 좋습니까. 하하. 이렇듯 우리 모두 화사한 봄입니다. 사람의 몸과 마음이 평안해지려면 이렇듯 봄이면 봄, 여름이면 여름, 가을이면 가을, 겨울이면 겨울처럼 제 빛깔을 있지 않고 언제나 항상심(恒常心)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108산사순례를 지난 7년 동안 열심히 가고 오고 할 수 있었던 것도 회원들이나 스님이나 그 항상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기도한 덕분입니다. 첫 마음을 가졌던 것처럼 변함없이 열심히 기도하는 것보다 더 큰 복덕(福德)은 없습니다. 그 인연으로 우리는 비가 오나 눈이오나 더우나 추우나 가야 합니다. 사실 기도 첫날에 아침부터 비가 비쳐 절 마당이 젖을 까봐 노심초사했습니다. 그런데 기도가 시작되는 시간이 되자 언제 그랬는지 날이 화창해져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부처님의 가피입니다.”

이번 갑사 순례에는 이준원 공주시장님이 참석했으며, 108산사순례 회원인 박근영 씨가 오랜만에 순례에 왔다. 이준원 공주시장은 “멀리서 선묵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이 갑사를 찾아 주신 데에 대해 깊이 감사합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을 위해 직거래 장터를 개설하여 도움을 주고 또한 다문화가정을 돕고 병사들의 간식을 위해 초코파이를 제공하고 소녀소녀 가장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선행을 펼치고 있는 회원들을 보니 너무나 반갑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박근영 씨는 “회원임에도 불구하고 참 오랜만에 법회에 와서 미안합니다. 그러나 마음은 늘 법회에 참석하고 싶으나 그러지 못해 죄송하지만 선묵혜자스님과 우리 회원들을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제 마음속에 언제나 작은 등불하나 켜고 기도를 하며 지냅니다. 여러분들과 선묵혜자 스님 같은 분들이 있기에 행복합니다.”라고 말했다.

삼일간의 법회 동안 108산사순례기도회는 농촌사랑 직거래장터를 열었다. 또한 다문화가정 인연맺기와 군장병 초코파이 보시, 선묵108장학금 수여, 선묵108효행상 시상, 108약사여래보시금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마지막 날 주지 태진스님이 북녘동포돕기 300석 공양미 모금에 40kg 27가마를 주셔서 매우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