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명

전국53기도도량

Home > etc > 전국53기도도량

게시글 검색
제75차 한라산 관음사
108산사 조회수:933
2013-02-13 11:46:33
북풍한설 맞으며 금강산 신계사 순례 발원


12월 7일 저녁 7시, 북풍한설(北風寒雪)을 맞으며 인천항을 뒤로 하고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제주도로 가는 오하마나호에 몸을 실었다. 10년만의 찾아온 강추위와 폭설은 휘몰아치는 바람과 눈발 때문에 마치 시베리아 들판에 서 있는 듯 체감온도는 더욱 춥게 느껴졌다.

첫날인 5일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한라산 관음사 순례는 천재지변으로 인해 결국 인천항에서 발이 묶였다. 그렇다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더우나 추우나,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던 108산사순례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첫날 순례는 3일 후로 연기되었고, 108산사순례기도회 제75차 순례는 12월 6일, 8일, 11일 배와 비행기로 각각 왕복하는 일정으로 제주 한라산 관음사에서 봉행됐다. 애초부터 변화무상한 겨울에 제주도 한라산 관음사 순례는 6천여 명의 인원들이 순례하기에는 만만한 일정이 아니었다.

신라의 혜초스님이 배로 키 큰 풍랑과 살을 에는 추위를 맞으면서 인도로 가서 돌아올 때는 고원지대를 거쳐 허기와 짐승, 그리고 추위를 견디고 『왕오천축국전』을 썼듯이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도 그와 다를 바가 없었다. 순례길은 이토록 험난하다.

배에 올랐다. 밤사이 폭설은 그칠 줄 모르고 끊임없이 내렸다. 망망대해의 먼 바다에서 간혹 지나가는 배들의 불빛들만 반짝였다. 오하마다호가 서해안 연해를 벗어나자 파도는 더욱 더 거세게 몰아쳤다. 끊임없이 날린 눈은 다시 배의 따뜻한 기류에 이끌려 배안으로 역류하여 날아왔다. 그런 힘든 일정에도 불구하고 배안에서 방생법회도 열었다.

아침 7시 눈을 뜨자 안개 속에서 일출이 서서히 떠올랐다. 간밤, 폭설이 그친 하늘은 해를 기다렸다. 배는 풍랑 속에서도 부처님의 가피로 인해 무사히 제주항에 도착하였다. 마침내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14시간의 항로 끝에 제주항에 닿은 것이다. 여전히 바닷바람은 귀와 손을 얼어붙게 했다. 잠시 멎었던 눈발은 회원들이 한라산 품안으로 들어서자 다시 내리기 시작하더니 관음사에 닿자 폭설로 변했다. 참으로 변화무상한 제주도의 날씨였다.

관음사 주지 성효스님 이하 대중들은 회원들을 환하게 맞았다. 108산사순례기도회가 육지가 아닌 섬, 제주도 한라산 관음사에 그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천리길을 지나 바다를 건너온 그 신심들에 감복한 부처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강한 바람과 폭설을 맞으면서 자리를 깔고 앉아 『천수경』독경을 시작으로 나를 찾는 108참회 등 기도를 올렸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강을 건너고 바다를 건너 신심과 원력하나만으로 순례를 온 것이다. 순례는 나를 찾는 구법행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더우나 우리는 가고 돌아와야 한다. 이 순례는 마음속에 깃든 ‘참 나’를 찾아가는 길이다. 어차피 우리 몸은 떠나야 한다. 그러나 살아 있는 동안 진실한 나를 찾는 이 순례는 참으로 먼 길이다.

이번 한라산 관음사의 힘든 순례 여정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힘들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108산사순례가 아니면 우리가 언제 이 기나긴 배를 탈 것입니까. 이 힘든 과정을 거치는 것도 성불을 위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성불하기가 어디 쉬울 수 있나요. 이렇게 어렵지 않다면 모두 다 성불을 하지.”라며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이번 제주도 한라산 관음사 순례의 의미는 매우 깊다. 순례에서 회원들은 남북평화통일과 민족화합을 위해 금강산 신계사 순례 원만성취 발원을 올렸다. 108산사순례기도회가 9년 동안에 걸친 대장정이라는 것은 알다시피 부연 설명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한반도에 있는 모든 사찰을 빠짐없이 순례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만약, 금강산 신계사 순례가 실현된다면 그 대장정의 의미는 매우 클 것이다. 더구나 종교계에서 불교신도들이 그 첫 발을 딛는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꽃피고 물이 흐르는 백두대간 속의 금강산. 그곳은 우리의 땅이요, 그 속에는 민족의 불심이 담겨져 있는 유서 깊은 사찰이 많다. 부디 그곳의 부처님에게 공양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이러한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간절함을 알았는지 모든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하늘에서는 오색찬란한 일심광명이 나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