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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차 지리산 천은사
108산사 조회수:799
2013-02-13 11:46:20
순례, 자신부터 돌아보는 일에서 출발해야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가 11월 3일부터 5일까지 전남 구례군 지리산 천은사를 찾았다. 가을의 절정을 이루는 11월 3일 천은사 일주문을 향하는 길에는 마치 아름다운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오색의 단풍잎이 발길을 잡았고, 단청이 입혀지지 않은 경내 전각들은 마음을 사로잡았다. 천년고찰 천은사는 그렇게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을 맞이했다.

“순례가 끝날 때까지 건강하게 사는 게 가장 큰 소원이에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순례하며 62개 염주를 모두 모았어요. 전국 사찰을 한 달에 한번 참배하며 기도한다는 그 자체만 해도 너무 즐겁습니다. 아팠던 다리도 순례하면서 아프지 않아요. 마음이 건강해지니 몸도 건강해진 것 같아요. 눈이 오면 눈이 와서 좋고, 비가 오면 비가 와서 좋고, 더우면 더운 대로 좋습니다. 그저 기도할 수 있어 고맙습니다.” 대법화 회원

“순례를 시작할 무렵 다리를 다쳐 연골이 파열됐어요. 꼼짝을 못하고 있다가 5회 때부터 지팡이를 짚고 다녔죠. 도반들이 많이 부축해줘서 고맙게 기도할 수 있었죠. 이후 다 못간 순례지는 보충수업 순례로 채웠죠. 지금은 몸도 마음도 모두 좋아져 소풍가는 마음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이탁심 회원

“한 번도 순례를 놓치지 않겠다는 원력을 세웠어요. 한번은 넘어져 다리를 다친 적이 있었는데, 가족들에게는 말도 안하고 참았어요. 아프다고 하면 순례에 가지 못하게 할까 봐요.(웃음) 그저 여기만 오면 마음이 편하고 좋습니다. 부처님 빽(?)으로 모든 게 저절로 이루어지는 기분입니다.” 문화자 회원

화엄사·쌍계사와 함께 지리산 3대 사찰의 하나로 신라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이기도 한 천은사. 이 사찰은 고려시대에 들어와 더욱 번성해 충렬왕 때에는 남방의 제일선원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후 계속해서 이곳은 많은 수도자가 진리의 광명을 터득하는 수행처의 역할을 이어갔고, 조선 광해군과 숙종 때 절을 다시 중창 중수해 오늘에 이르렀다. 이렇게 유서 깊은 천은사에서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62번째 순례기도를 올렸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자리한 회원들은 『천수경』 독경-명상-나를 찾은 108참회-사경 등의 순으로 이어지는 기도에 한마음 한뜻으로 동참했다. 하늘도 회원들의 간절함을 안듯 청명했다. 이렇게 일심으로 기도하는 모습을 지켜 본 천은사 주지 연관스님은 “만추의 계절 천은사는 더욱 더 아름답습니다. 이런 계절에 선묵 혜자스님과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이 방문해 기도를 통해 농촌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하니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이것이 모두 부처님의 법연이라 생각하며, 이 인연공덕으로 하고자 하는 일들이 원만성취 되시기를 기원합니다.”라며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 혜자스님은 “여러분들 덕분에 지난달 5주년 기념법회를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천은사 순례에서 가을의 풍성함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십니다. 기도를 통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 가족과 이웃 친지 등 주변 사람들에게 보다 자상하고 자애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길 소망해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순례는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서 출발합니다. 하루를 반성하고 일주일을 반성하며 상처를 준 사람은 없었는지, 나의 섣부른 행동으로 피해를 본 사람은 없는지를 살펴보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라고 법문했다.

이번 순례에서도 군장병들을 위한 초코파이 전달을 비롯해 다양한 자비나눔 행사가 펼쳐졌다. 다문화가정 108인연맺기로는 김은숙 회원과 삭스레이마이(캄보디아), 김혜순 회원과 마리(필리핀) 씨가 각각 인연을 맺었다. 108효행상에는 103세 노모를 살며 효를 실천하는 임옥순(73) 씨, 108약사여래상에는 윤순애(84세) 씨, 선묵 108장학금은 장주련(구례여중)·김도훈(구례고)·김동혁(구례중) 학생에게 각각 돌아갔다. 기도가 끝나자 회원들은 마음에서 풍성한 가을을 안고, 손에는 산수유·감·밤·배 등 지리산의 특산물 한아름 안은 회원들은 각자 보금자리로 향했다.

한편 이번 순례에서는 33차 연곡사에서 다문화가정 108인연맺기를 통해 만난 프록론(캄보디아) 씨가 이서영 회원을 찾아 훈훈함을 더했다. 프록론 씨는 남편과 함께 이서영 회원이 단장으로 있는 실달학원 합창단원을 위해 40여 명 분의 공양을 준비해 왔다. 묵나물과 고사리·버섯 등 나물 반찬과 양념이 듬뿍 베인 김치와 담백하게 끓여낸 들깨국은 여느 한국 여인네의 솜씨와 다를 바 없이 훌륭했다고 합창단원들을 칭찬했다.

두 사람은 3년 년 전 인연을 맺어 활발한 교류를 통해 지금까지 돈독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시집와 모든 게 낯설었던 프록론 씨는 이 씨와 인연을 통해 한국의 정이 무엇인지를 배웠다고 한다. 3년 전 둘째가 태어났을 때, 이 씨가 직접 구례까지 찾아와 격려를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장난감이며 옷도 선물해주었고, 남편 구광모 씨가 농사짓는 매실·오미자 등의 농산물까지 팔아 주었다고 한다.

프록론 씨는 “어머니가 너무 잘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시어머니에게 직접 배운 음식을 준비해봤어요. 친정 어머니가 멀리 계시다 보니 108산사에서 인연 맺은 양어머니와 늘 통화하고 만나면서 위로를 받고 있어요.”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