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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차 봉황산 부석사
108산사 조회수:839
2013-02-13 11:46:09
108산사 순례 그 자체, 수행이며 곧 복 짓는 일


경북 영주 부석사 가는 길은 가을로 한창이었다. 주차장에서부터 사찰까지 이르는 길가에는 노란 은행잎이며 단풍들이 가을 길을 장식했고, 산사의 입구에 닿으면 고즈넉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와 그야말로 가을의 절정에 이른 산사가 가슴을 파고들었다.

특히 천왕문에서 범종루를 거쳐 안양루에 이르는 108계단을 하나하나 밟아 오르면 세속의 때를 하나하나 털어내고 극락의 세계에 들어선 듯 환희심이 저절로 일었다. 무량수전 앞에 와 닿으면 공민왕이 썼다는 현판과 함께 단청이 벗겨진 목조건물은 세월의 무게를 묵묵히 말해주고 있었다. 봉정사 극락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오래 된 목조건물로 손꼽히는 무량수전은 국보 제18호로 한국 미(美)의 표상이다.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는 만추의 계절인 11월 11일부터 13일까지 아름다운 절 경북 영주 부석사에서 51번째 순례법회를 봉행했다.

배흘림기둥 양식으로도 이름나 있기도 한 부석사 무량수전 내부에는 국보 제54호 아미타여래를 모셨는데, 협시보살 없이 독존으로 모신 점, 또 동향으로 모신 점 등이 모두 특이하다. 이밖에도 부석사에는 보물 제255호인 당간지주, 보물 제249호인 삼층석탑, 보물 제735호인 『대방광불화엄경』, 보물 제249호인 삼층석탑 등 다수의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는 고찰이기도 하다.

부석사가 더 의미 있는 것은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애틋한 로맨스가 전설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의상대사가 구법을 위해 중국 산동반도로 건너가 한 유지의 집에 머무는 동안 그 집 딸 선묘가 의상대사에게 반하게 된다. 하지만 의상대사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선묘는 대사가 대업을 이룰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하겠다고 다짐한다.

이후 용이 되어 의상대사를 보호해온 선묘가 스님을 마지막으로 도운 게 부석이라고 한다. 대사가 이곳에서 절터를 잡고 절을 지으려 할 때 5백 명의 이교도 무리가 방해하자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내렸는데, 그 무리들이 혼비백산해 사방으로 달아났다고 한다. 이후 선묘는 석룡으로 화해 무량수전 안의 아미타상에서 석등아래까지 몸을 묻고 오늘날까지 수호하고 있다고 한다.

부석사에 도착한 회원들은 먼저 점심식사를 마치고 회주 선묵 혜자스님과 함께 기도를 시작됐다. 무량수전 마당을 중심으로 사찰 곳곳에 회원들이 자리를 잡고 일심으로『천수경』을 봉독했다. 조금은 쌀쌀한 가을 기운을 마시며 명상, 나를 찾는 108참회의 절, 108사경 등으로 이어지는 순례단들의 기도는 가족과 이웃을 생각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특히 이번 순례단이 떠난 11일은 G20서울정상회의가 열리는 날로 G20성공기원 발원문 낭독이 있었다. 선묵 혜자스님은 “지금 세계 경제는 각국마다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오늘 G20서울정상회의를 통해 모든 나라에 평화가 찾아오며, 자비의 세상이 펼쳐질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라고 발원했다.

부석사 주지 근일스님은 “부석사는 우리나라 화엄종의 본찰로 초조인 의상대사 이래 그 전법 제자들이 지켜온 중요한 사찰입니다.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가 이곳을 찾아 기도를 해주니 너무나 감동적입니다. 여기에 농촌과 이웃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더욱 더 감개무량합니다. 순례단에 참여하는 그 자체가 수행이며 복 짓는 일이라는 것을 잊지마십시오.”라고 당부했다.

이날 다문화가정 108인연맺기는 황태선-도티항(베트남), 박다희자-레티미큐(베트남) 씨에게 돌아갔고, 108효행상은 전숙자 씨에게, 108약사여래 보시금은 우양레 씨에게 돌아갔다. 선묵108장학금은 차예슬(중앙초등), 권형민(대영중), 신수진(영주여고) 등이 수상했다.
첫 회부터 빠짐없이 순례에 동참해왔다는 박영자 회원은 “부석사는 처음 와 봤는데, 너무 아름다운 절이네요. 가을 단풍도 곱게 들어 기도하면서 신심이 절로 날 정도로 좋은 기운을 받았습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명예퇴직 후 2년째 순례단에 참여하고 있다는 박초연 회원은 “아직은 불교가 뭔지 잘 모르지만 이렇게 좋은 풍경 속에서 기도하고 나면 기분이 좋고 마음이 편해져요. 그래서 2차 회원들을 위해 마련되고 있는 순례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다음 주 출발하는 내소사 순례도 참여할 생각이에요.”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순례 마지막 날인 13일, 회주 선묵 혜자스님께서 회원들에게 염주알 보시할 때 하늘에 일심광명이 나투어 환희로웠다. 순례단은 그렇게 무사히 기도를 끝내고 G20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서울로 향했다. 가을 정취를 만끽한 순례단이 돌아오는 길에는 비가 내렸고, 그렇게 열차로 떠나는 다음 순례지 강원도 동해 두타산 삼화사를 가슴에 새기며 집으로 가는 발길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