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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차 속리산 법주사
108산사 조회수:776
2013-02-13 11:46:08
미륵신앙의 요람서 업장 참회하고 참불자 삶 다짐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은 빨간 단풍이 빠르게 남하중이다. 아직은 두어 주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지만 ‘법이 머무는 절’ 충북 보은 법주사도 산 곳곳에 띄엄띄엄 빨간 단풍잎들이 눈에 띈다. 잠시 속세와 이별하며 ‘깊이 있는 마음 여행’을 하기에 더 없이 좋아 보인다.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에 걸쳐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 5천여 명이 우리나라 3대 미륵성지 가운데 하나이자 조계종 제 5교구 본사인 법주사를 50번째 순례지로 찾았다.

신라시대 때 처음 법등을 밝힌 법주사는 미륵신앙의 요람이라 물릴 만큼 미륵신앙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찰. 하지만 일반인들에 가장 먼저 떠오는 것이 ‘정2품송’ 소나무다. 열두 굽이 말티재를 넘으면 길게 우산처럼 가지를 드리운 소나무 한 그루가 머리 숙여 사람들을 환영했었다. 유일하게 나무 가운데 벼슬(?)을 지닌 6백년 노거수로 속리산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몸이 많이 노쇠한 탓인지 예전의 화려했던 풍모는 기대할 수 없었다. 인간이나 나무나 세월의 무게는 이기지 못하는 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청명한 옥빛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108산사순례기도회원은 일주문부터 회주 선묵 혜자스님과 함께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대웅보전 앞으로 포행했다. 경내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순례회원들을 반긴 건 국보 제55호 팔상전.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목조탑으로 지금 건물은 임진왜란 이후에 다시 짓고, 1968년에 해체 복원한 것이다. 벽면에 부처님의 일생을 여덟장면으로 구분해 그린 팔상도가 그려져 있어 ‘팔상전’이라 명명됐다.

그 앞쪽에는 역시 국보 제5호인 쌍사자 석등과 뒤쪽에는 국보 제64호인 연꽃모양의 연못이란 뜻의 큰 석조물인 석연지가 있다. 교구본사답게 각종 국보와 보물이 가득하다. 하지만 법주사에서 가장 크게 위용을 뽐내는 것은 바로 ‘금동미륵대불’이다. 현재 개금불사 모연이 한창 진행 중인데, 높이가 무려 33m에 달하는 청동대불은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미륵대불은 원래 1939년에 세워졌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1964년에 완공됐으며, 이후 철근이 썩어 붕괴조짐이 보이자 1990년 청동대불로 조성됐다. 지금은 다시 금옷으로 갈아입기 위해 불자들의 성원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법주사에 도착한 회원들은 각자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순례기도에 들어갔다. 『천수경』 독송, 명상, 나를 찾는 108참회 등으로 지난 한달 간 알게 모르게 지은 모든 업장을 참회하고 참불자의 길을 걸을 것을 다짐했다. 이어 진행된 순례기도회 공식행사에서 법주사 주지 노현스님은 환영사를 통해 “호서제일가람 법주사를 찾아주신 것은 부처님의 가피와 법연이라고 생각한다.”며 “미륵부처님께 지극정성으로 기도하면 꼭 소원이 이뤄진다고 하니, 옛 선사들의 수행 원력이 살아 숨쉬는 법주사에서 일심으로 기도하셔서 소원 성취하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선묵108장학금’ 전달식이 진행됐다. 수혜자로는 김효정(동광초 6년), 이예지(보은여중 3년), 이소연(보은고 2년) 학생. 또한 이번에 처음으로 주는 ‘선묵 108약사여래 보시’는 다리장애를 앓아 중환자실에 입원중인 김완수 씨에게 돌아갔다. 64번째 ‘108효행상’은 99세의 할머니를 모시고 있으며, 부모님도 투병중인데도 차남으로서 극진히 봉양하고 있는 장성수 씨가 받았다. 인연맺기는 2쌍이 이루어졌는데, 베트남 옹엥티센과 노티홍 씨가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과 모녀의 인연을 맺었다. 마지막으로 초코파이 보시는 인근 37사단 장병과 경찰, 논산육군훈련소에게 각각 전해졌다.

50번의 순례법회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는 대덕화 보살은 “전국의 도량을 돌며 부처님께 기도를 올리며 참회하고 정진수행하면서 많은 깨달음과 기쁨을 얻는다.”면서 남은 모든 법회에도 꼭 참가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순례법회가 봉행되고 있을 때 잠깐 이지만 하늘에서는 연한 무지개가 떠 순례회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 때 미륵부처님도 순례회원들의 신심에 감복했는지 아래를 굽어보며 엷은 미소를 띠우고 계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