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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차 팔공산 파계사
108산사 조회수:880
2013-02-13 11:46:06
가족과 이웃위한 기도 중 일심광명 나퉈 신심 두배


3일째 내리붓던 비로 스산해진 기온이 분명 반가운 가을에 접어든 듯했다. 그런데 대구는 여전히 여름 더위가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 가을 단풍길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파계사 가는 길은 아직 여름을 부여잡으려는 짙푸른 나무들이 손짓했고, 길가에 늘어선 보라색 코스모스만이 계절의 전환기에 닿았음을 말해줄 뿐이었다.

파계사 주차장에 도착한 순례객들은 30여분 오르막길을 걷고 걸어 잉어가 뛰어노는 연못에 와 닿았다. 흩어지는 계곡의 물줄기를 잡아 준다는 의미의 파계사(把溪寺), 바로 구룡을 상징하는 9개의 계곡물이 모이는 곳이 바로 이 연못이다.

신라시대 때 창건된 파계사는 1695년(숙종21년)에 현응스님이 세 번째 불사를 추진했다. 현응스님은 사찰 불사를 위해 도반 농산스님과 함께 무작정 한양으로 갔고 숙종의 청에 따라 세자 잉태를 기원하는 백일기도를 올렸다. 농산스님은 자신이 임금으로 태어날 것이라 현몽하고 입적했고, 이후 숙빈 최 씨가 영조를 잉태하게 되면서 숙종은 파계사 중수를 명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간 진행된 이번 순례는 각자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후 『천수경』독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법회가 시작됐다. 설법전을 중심으로 사찰 곳곳에 자리를 잡은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명상, 나를 찾는 108참회의 절, 사경으로 이어지는 순례단들의 기도는 가족과 이웃을 생각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회주 선묵 혜자스님은 “8월 성지 순례에서는 대자연이 주는 선물을 만끽하시고 영조대왕의 채취를 느끼며 시원하고 달콤한 감로수로 더위를 식히길 바랍니다.”라며 “장마 속에서도 더위나 추위를 이기며 기도하고 염불하며 부처님 성지를 찾아 신행생할을 점검하는 여러분들이 108산사순례의 주인공이라는 걸 잊지 말고 열심히 기도해 달라.”며 회원들을 격려했다.

파계사 주지 법광스님은 “한국불교 신행문화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선묵 혜자스님의 108산사순례기도회가 기존 성지순례와 사뭇 다른 활동으로 지역경제와 사찰경제에 많은 도움을 주며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라며 인사의 말을 전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김희순(60) 회원은 3년째 사찰순례를 하고 있다. 특히 서울 서초동에 살고 있는 언니도 순례에 참여하고 있어 순례에 참여할 때마다 언니의 얼굴을 보는 소소한 즐거움도 있다고. 김 씨는 “여기 다니기 전에는 절 기도를 엄청 많이 했습니다. 어려운 고비가 많아 이겨 내겠다는 심정에서 3천배 백일기도도 하고, 천배 기도를 일과 기도로 해서 몇 년씩했죠. 이제는 제 문제를 해결하고 한 고비 넘기니 이렇게 이웃을 위해 기도할 수 있어 보람됩니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업장소멸을 위해 늘 기도한다는 오한분(65) 회원은 “가는 곳곳 아름다운 사찰이 있어 참 즐겁다. 이렇게 기도하며 사찰을 구경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오늘 기도는 가족의 건강을 빌었습니다. 특히 수술을 앞두고 있는 우리 남편이 무사히 큰일을 치를 수 있도록 기도했어요.”라고 전했다. 장순회(67) 회원은 “여기 오면서 신기한 걸 많이 느낍니다. 오늘도 다른 곳은 다 비가 왔는데 여기만 비가 안 와 무사히 기도를 끝냈습니다. 작년 여름에도 봉정암 갈 때 장대비가 쏟아져 포기하려 했는데 비가 그치더라구요. 하늘도 우리가 열심히 기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듯해요”라며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올해로 네번째 일심광명의 상서러운 기운을 받은 회원들은 마지막으로 파계사가 새겨진 염주를 선묵스님으로부터 받고 경내를 둘러보며 순례일정을 마무리했다. 절을 내려오는 길은 내리막이라 여법했고, 모두가 기도를 통해 밝아진 마음을 안고 각자 가정으로 향했다.

한편 이번 효행상에는 시각장애인 3급이면서도 뇌병변 1급 시아버지와 류마치스관절염의 시어머니를 모시며 간병하고 있는 박상희 씨에게 돌아갔다. 선묵108장학금은 최이슬(공산중1), 나준표(공산초1), 전성이(공산중3) 군에게 각각 주어졌다. 초코파이는 대구방공포병학교 군법당인 감천사를 비롯해 육군논산훈련소와 인근 경찰서 등에 전달됐다. 또 파계사 입구에 마련된 직거래 장터에는 대구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일, 잡곡 등 50여 가지 지역 농특산물이 판매돼 농가소득증진에 기여했다.

대구농협 권중동 본부장은 “불교계가 농촌사랑운동에 적극 동참해 감사하고 어려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촉진제가 될 것”이라며 “불교계의 농촌사랑 정신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농협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행사 기간 중 2쌍의 다문화가정과 인연맺기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응웬티허멍(대구 달성군 화원읍)과 친정엄마의 인연을 맺은 김종렬 씨, 중국 출신 왕웨이(대구 달성군 화원읍)와 인연을 맺은 하순자 씨는 “오늘 맺은 소중한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 한국문화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줄 것” 이라며 “내 딸 같은 마음으로 보살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