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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차 금오산 향일암
108산사 조회수:822
2013-02-13 11:46:01
火魔로 휩쓴 경내서 一心기도


3월 23일 새벽, 지난 밤 서울서 출발한 버스가 전라도 여수 금오산 자락에 닿았다. 새벽 찬바람과 옷을 적실 정도의 빗방울이 어두운 새벽길 순례객들을 맞았고, 가파르기로 유명한 향일암을 향한 순례의 긴 행렬이 이어졌다.

회원들 등에 짊어진 배낭 속에는 보시할 쌀과 초코파이, 법요집과 책, 기도할 돗자리 등 필요한 것만 넣었는데도 모두가 그 짐이 만만치 않은 듯 보였다. 하지만 누구 하나 불평 한마디 없이 그 길고도 숨찬 길을 늘 그렇듯이 묵묵히 올라가는 모습에서 고행도 받아들이겠다는 불자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었다.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43번째 순례는 이렇게 23일부터 28일까지 무박2일 일정으로 시작됐다. 이번 순례지 여수 금오산 향일암은 화엄사 말사로 1,300년 전 신라 선덕여왕 8년인 659년 지어져 원효대사가 ‘원통암’이라 명명했다. 이후 고려시대 때 금오암으로 사명이 변경됐다가 조선 숙종 때 해를 바라본다는 뜻의 ‘향일암’이란 현재 명칭을 얻었다. 그리고 지금도 수려한 경관과 함께 우리나라 제일의 해돋이 명소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물론 이곳 향일암은 불자들에게는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대표적 관음기도도량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해 12월, 4년 간 공들여 지어 놓은 법당과 종무소 등 4개의 건물이 원인 모를 화재로 소실되면서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임시로 설치해 놓은 법당에 참배한 회원들은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법당과 관음전 그리고 그 주변으로 둘러앉아 기도에 들어갔다. 세차게 불어오는 해풍에도 아랑곳 않고 꼿꼿이 서서 천수경 독송을 시작했고 이후 나를 찾는 108대참회문이 이어졌다. 맨바닥에 한 배 한 배 무릎을 대며 고개 숙이는 회원들의 기도는 세찬 바람이 무색할 정도로 진지하고 간절했다.

이후 석가모니불 정근 등이 이어지고 향일암 주지 원문 스님의 감사 말씀이 이어졌다. 스님은 “화마가 휩쓸고 간 이곳 향일암은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렇게 신심 가득한 108산사 순례객들의 기도가 간절하니 이를 반석 삼아 우리 향일암도 새롭게 거듭날 것을 다짐해 본다. 앞으로 있을 2012년 여수 엑스포 성공 개최와 더불어 향일암이 청정 관음 도량으로 한 단계 발돋움할 수 있도록 기원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선묵 혜자스님은 법문을 통해 “여러분 모두는 무박으로 천릿길을 달려 왔다. 어렵게 이곳에 온 만큼 화마로 인해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 있는 이 향일암 복원 불사에 우리 모두 동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당부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뿌연 구름과 안개를 뚫고 맑간 해가 고개를 내밀었다. 태양에 비친 순례객 얼굴들은 오랜 기도 이후라서인지 모두가 밝았다. 이후 스님에게 108염주를 받은 회원들은 향일암을 둘러보며 수려한 풍경에 감탄하며 잠시 여유를 즐겼다.

이종섭(75) 회원은 “여기서 바다를 보니 속이 확 뚫린다. 힘들게 올라온 보람을 느낀다.”며 “스님에게 받은 108염주를 모아서 관 속에 가져가고 싶다. 남은 인생 몸 건강하고 자식 성공하는 거 보며 주변분들 도와주며 살고 싶다”며 즐거워했다.

늘 남을 위해 사는 마음을 갖기 위해 참회기도를 한다는 남영애(59) 회원은 “이렇게 좋은 풍경 속에서 기도 하니 신심이 절로 난다. 나로 인해 맺어진 도반들 건강과 소원성취를 빌었다. 마음 비우면서 참선하며 거르고 걸러 가벼운 마음으로 살고 싶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외에도 자주 향일암을 찾지만 오늘 만큼 좋은 때가 없었다는 임수상(63) 회원과 기분이 너무 황홀하다는 김인순(54) 보살 등은 모두 수려한 풍광 속에 신심 내 기도 한 이 순례가 무척이나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다문화가정 108인연맺기와 108효행상 등의 행사도 이어졌다. 이날 다문화 가정 인연맺기로는 장영옥·전미영 회원이 누엔티빛(베트남), 가오티탄(베트남) 씨와 각각 인연을 맺었다. 효행상은 베트남서 시집와 연로한 시부모님을 잘 모시고 자식들의 올바른 교육에도 힘써온 유인티비(25) 씨에게 돌아갔다.

또한 불우학생 장학금은 김보라(진성여고 3년), 김지혜(충무고 2년), 조손가정장학금은 강경한(봉덕초 2년) 학생이 받았다. 그리고 군장병 사랑실천 초코파이는 31사단과 논산 육군훈련소 장병들에게 전달됐다.

향일암 참배 후 오후에는 여수 시내에 위치한 한산사에서 우리농산물 장터가 열렸다. 이곳에서 순례회원들은 한산사신도들이 직접 만든 여수돌산갓김치와 미역, 마른멸치 등을 사며 우리 농어촌의 발전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