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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차 지리산 화엄사
108산사 조회수:814
2013-02-12 11:45:44
순례객 佛心, 지리산 더욱 붉게 물들여


오랜 가뭄으로 비를 기다리고 있던 이들을 위해 108산사순례기도회는 해갈의 단비를 몰고 화엄사를 찾았다. 지리산 품에 안긴 화엄사 단풍나무도 오랜만에 내린 비로 다시 태어나는 듯 오색단풍은 더욱 곱게 보였다.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봉행한 26번째 우리나라 화엄의 종찰 화엄사 순례법회는 이렇게 사람과 자연으로 기쁨으로 시작됐다.

일주문에서부터 부처님 진신을 모시고 온 108산사순례회원들을 맞은 화엄사 주지 종삼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수처작주 입처개진이라. 깨치면 부처요 미혹에 헤매이면 중생인 것이다”며 “순례단도 이 지리산 화엄사에서 기도 인연과 보시 공덕으로 지혜를 얻어 가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순례기도에서도 다문화가정 인연맺기가 이어졌다. 이날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전남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 최순자(중국)씨, 퀘우묘상(베트남)씨, 미르라 요꼬(일본)씨 등 세 사람과 결연을 하여 친정어머니와 언니가 돼 주며 지역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구입하기로 했다. 또 양원자(67), 안성민(15), 시즈미가요코(48) 등 세 사람에게는 108효행상이 수여됐다. 이 108효행상은 지난 8월 만해대상을 수상한 선묵스님이 효도하는 이들을 위해 효행상을 주기로 한 후 지난 9월부터 순례사찰에서 시상하고 있다.

고령인 양원자씨는 지난해 장수상을 수상하신 96세 노모를 극진히 봉양하고 있다. 또한 중학교 2년생인 안성민 학생은 어머니가 안 계신 상태에서도 알코올 중독으로 생활능력이 안되시는 아버지와 여동생을 부양하고 있으며, 시미즈가노꼬는 일본에서 구례로 시집와서 천은사 종무일(기와접수)을 보며 집안 살림을 모범적으로 하는 공로가 인정돼 수상하게 됐다.

공식 행사 후 선묵스님은 국보 67호인 각황전에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회원들에게 일일이 ‘화엄사’라고 새겨진 염주알을 나누어 줬다. 순례법회를 마친 회원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미처 참배하지 못한 전각을 찾아 기도하기도 했다. 다양한 행사만큼이나 기도도 다양한 곳에서 이뤄졌다. 대웅전·각황전·사사자석탑, 또 어떤 거사는 명부전에서, 어떤 보살은 3층 석탑 앞에서 절을 하며 각자의 소구소망을 일심으로 기원했다. 그 모습은 말 그대로 처처가 법당이란 말을 실감케 했다.

매번 기도회를 갈 때마다 인근 군부대 장병들을 위해 1톤 트럭 한 대 분량의 초코파이가 전달된다. 이 초코파이 양만큼이나 어머니들의 자식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이날 회원들이 준비해온 초코파이는 ‘어머님, 아버님 초코파이 잘 먹겠습니다’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걸고 마중 나온 인근 공군부대 장병들의 품에 안겨졌다.

모든 순례법회 일정을 마치고 다시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는 순례객들에게 경내 곳곳에 내려앉은 오색단풍들이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듯 노랗고 빨갛게 물든 손을 흔들어 대는 것처럼 보였다. 화엄사의 가을 순례는 그렇게 끝이 났다. 저마다 어께에 둘러맨 순례객들의 배낭 속에는 화엄사 가을의 넉넉함 만큼이나 부처님의 자비로움도 가득 담겨 있는 듯 행복해 보였다.

한편 108산사기도회는 10월 25일 구례 화엄사에서 26번째 순례를 마치고 순창공설운동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구곡순담 100세인을 모신 노인위안 잔치’에 참가해 장수상과 효행상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선묵스님은 구례·곡성·순창·담양군에서 추천을 받아 선정한 김복남(105세) 할머니를 비롯해 12명의 어르신들에게 108염주와 홍삼선물 세트를 전달하고 건강을 기원했다. 이어 강양자 씨를 비롯해 효행을 실천하고 있는 12가족을 선정해 효행패와 금일봉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