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명

전국53기도도량

Home > etc > 전국53기도도량

게시글 검색
제14차 사자산 법흥사
108산사 조회수:835
2013-02-12 11:45:32
“순례의 모든 일이 수행이죠”


지난 19일, 한창 가을 향연을 시작하려는 산사의 오색단풍이 무색할 정도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비까지 내린 사자산의 체감온도는 마치 겨울의 한 복판에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이러한 추위 속에서도 108산사순례기도회원들의 수행열기는 식지 않았다. 오히려 후끈 달아올랐다.

“기도하는 사람이 육체적 힘듦 정도는 감수해야죠.” “이 모든 것이 수행이죠.” “중생이라면 당연히 힘들고 불편하죠. 그런 마음에서 벗어나려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사자산 적멸보궁 법흥사에 도착한 108산사순례기도회원들의 부처님을 향한 구도의 열정은 한결같아 보였다. 사자산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흥녕선원지 근처에 임시로 마련된 주차장에서 출발한 회원들은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기도 장소인 적멸보궁을 향했다. 열네 번 째로 진행된 이번 사자산 적멸보궁 법흥사 순례길은 제법 먼거리를 걸어야 했다. 게다가 경내에서 적멸보궁까지는 언덕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다.

제2보궁(약사전)에 도착했을 때, 한 보살이 발길을 멈췄다. 턱까지 차오른 숨을 고르기 위해서다. 그는 “108산사 회원들은 편함을 위해서 온 것이 아니다. 걷는 것도 수행이다.”며 이마에 흐른 땀을 닦은 후 곧바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부처님께서는 “보살은 큰 자비심을 으뜸으로 하여 지혜를 증장시켜 범부의 틀에서 벗어나 여래의 품안에 든다”고 말씀하셨다. 108산사순례기도회원들은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 품안에 들기 위해 지혜광명의 성지 법흥사 적멸보궁을 향해 열심히 걷고 또 걷는다. 특히,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에게는 말 그대로 고행길이지만 그 열정은 젊은 사람 못지않다.

마침내 적멸보궁에 도착한 회원들은 모두들 익숙하게 각자 준비한 돗자리를 깔고 기도에 들어간다. 『천수경』독송, 108참회, 발원문 낭독 등 순례법회는 기존 사찰에서처럼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 법회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답게 생활할 것을 다짐하는 ‘바른신행실천운동’ 이다.

이 자리에서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 혜자스님은 지침 중 특히 “이웃과 남을 비방하는 말을 삼가야 한다”고 당부하며 “복 짓기 위해서 기도를 다니는 것인데, 남을 탓하고 비방한다면 아무런 공덕이 없으니, 만나는 사람마다 자비스럽고 부드러운 말만해 만 가지 덕과 복을 짓자”며 실천지침을 생활화할 것을 당부했다.

순례기도가 끝난 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다시 제2보궁(약사전)으로 내려와 108산사 책에 낙관을, 그리고 적멸보궁에서 ‘법흥사’가 새겨진 염주알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법흥사 주지 도완 스님은 사자산 연화봉에서 부처님이 방광하는 의미가 담긴 문장이 새겨진 핸드폰 고리를 모든 회원들에게 일일이 나눠줬다.

한편 극락전 앞에는 영월지역 농특산물이 선보였다. 적멸보궁에서 기도를 마친 회원들은 농산물직거래 장터를 찾아 농촌사랑에도 동참했다. 감자떡과 더덕 등을 한보따리 구입한 한 회원은 “올 때는 군장병들을 위해 초코파이를, 돌아갈 때는 농촌사랑을 위해 농특산물을 한아름 안고 간다”며 즐거워했다.

108산사순례기도회원들이 사자산 적멸보궁 순례법회를 마치고 버스에 오를 때, 해는 이미 서산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산사에는 어둠과 함께 추위도 찾아왔다. 하지만 돌아가는 회원들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해 보였다. 하루종일 일심으로 기도하고, 장병사랑, 환경사랑, 농촌사랑을 펼쳤기 때문이 아닐까. 특히, 이번 법흥사 순례법회에서 부처님을 향한 간절함과 이웃을 위한 따뜻함 그리고 모든 번뇌를 소멸코자 하는 일심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