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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차 반야산 관촉사
108산사 조회수:916
2013-02-12 11:45:24
미래불교의 동량 장병사랑이 시작되다


황산벌에 자리 잡은 조용하던 산사가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불기 2551(2007)년 2월 28일 1차 순례에 이어 3월 3일 2차 순례까지 4,000여 명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이 미륵도량 논산 관촉사를 가득 메웠다. 전날부터 내리던 비가 새벽에는 가랑비가 되어 흩날리고, 짙은 안개마저 가득해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회원들은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막상 관촉사에 도착하니 비는 어느새 그쳤고, 안개는 햇살 아래 사라졌다. 108참회를 끝내고 나니 구름사이로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일주문을 지나 파도처럼 밀려드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의 행렬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석가모니불’ 정근 소리만 꼬리를 물고 질서정연하게 경내로 들어섰다. 회원 모두가 관촉사의 가장 큰 어른이신 석조미륵보살입상 앞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만 무려 30분이 넘었다.
이번이 여섯 번째 순례여서인지 회원들은 일사분란하게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앞에 마련된 공양미 자루에 준비해 온 쌀 한 봉지를 공양올리고 자리에 앉았다. 제법 넓은 경내였지만 빈 공간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꽉 채워졌다.

마중 나온 관촉사 주지 태진스님은 “올해가 관촉사 창건 1,00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인데, 그것을 축하해 주시려는 지 창건 이래 최대의 순례객들이 모이신 것 같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자리를 정돈한 회원들은 『천수경』 독경에 이어 108참회를 했다. 참회 기도문을 함께 읽는 소리는 반야산般若山을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장관이었다. 이날 관촉사 순례법회에서도 임성규 논산시장에게 108만원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전달했다. 기도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관촉사의 이름이 새겨진 염주를 한 알씩 받았다.

이날 염주를 가장 처음 받은 주인공은 법회장 맨 앞에서 열심히 기도를 올린 불자가수 장미화 씨. 그는 “첫 순례 때부터 회원으로 등록하고 업장소멸을 위해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며 “꼭 출연해야 하는 공연 스케줄이 없는 한 순례 회향 날까지 빠짐없이 참석해 108염주알을 받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논산 딸기와 강경 젓갈을 비롯해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있어서 인지 오곡과 부럼 등을 파는 장터에서 농산물을 구매했다. 이어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젊은이들의 함성이 메아리치는 육군 제2훈련소 호국연무사를 찾았다. 연무사가 건립된 이래 최대이기도 하지만 육군훈련소 역사에 있어서도 흔치 않는 숫자였다.

“여러분들에게 오계를 수여하고자 108산사를 찾아 108번뇌를 소멸하고 인연공덕을 쌓는 불자님들이 함께 참석했어요. 어머니나 혹은 할머니 같은 분들이 같이 참석했으니, 고된 훈련에 작은 쉬는 시간으로 여기세요.”

3월 3일 논산 육군훈련소 법당인 호국 연무사에는 함성소리가 가득했다. 이는 2,000여 명의 훈련병들이 연무사를 찾은 회원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였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관촉사 법회를 마치고 육군훈련소 법당인 호국연무사로 자리를 옮겨 수계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수계를 받은 2천 여 훈련병들은 청정한 계를 철저히 지키고 국방의 의무에 충실할 것을 부처님께 서원했다.

연무사 주위에는 빨간 종이상자로 이뤄진 산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바로 훈련병들이 꿈 속에서 그리던 초코파이 상자였다. 이렇게 모인 것이 3,000여 상자, 낱개로 따지면 4만 개가 되는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불단에 쌓인 ‘초코파이 산’을 본 훈련병들은 놀라움에 입을 벌리고 다물지를 못했다. 훈련병들은 잠시 흥분됐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수계식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생사해탈을 성취하기 위해 수계가 필요합니다. 오계를 설하겠습니다. 첫째 불살생계이니,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이렇게 이어지는 불자오계에 대한 설명에 훈련병들은 두 손 모아 합장하고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 불자로서 지켜야 할 오계에 대한 설법을 마치고 훈련병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연비의식을 거행하며 마음 깊은 곳에 담아 평생 정진할 것을 주문했다.

“오계를 지키겠습니다.” 훈련병들의 우렁찬 목소리는 한국불교의 미래를 화려하게 수놓은 환희의 노래를 듣는 듯 했다. 이날 수계를 받은 2,000여 명의 훈련병들에게 수계증과 함께 108염주와 합장주를 선물했다.

간식거리 포교는 금방 효과를 봤다. 훈련병들은 지치고 힘든 기색을 순간 떨어버리고 초롱초롱 눈망울을 밝혔다. 많은 불자들의 방문, 어마어마한 양의 먹을거리가 훈련병들의 주의를 끌었지만 정작 그들의 정서를 안정시키고 편안하게 만든 것은 따로 있었다. 수계법회가 끝난 뒤 이날 순례법회에 참가한 불자가수 장미화 씨와 머루 씨는 음성공양을 통해 법당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또한 순례법회 참가자들은 각자 한 상자씩 가져온 초코파이와 지역에서 구입한 딸기를 군 법당에 보시했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연무사 앞에 마련된 ‘농산물 직거래장터’에서 논산 딸기를 구입해 훈련병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다.

본래 초코파이 보시는 관촉사 순례 1회로만 끝내려 했다. 그런데 초코파이를 통해 군 법당에 간식거리를 제공하는 데는 기막힌 인연이 하나 있다. 수계법회를 마치고 초코파이를 보시하는 데, 초코파이 몇 개가 상 아래에 떨어졌다. 이를 본 장병들이 그 초코파이를 서로 잡으려다 그만 상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이를 지켜본 회원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스님, 저희 아이들도 군에 가 있는데, 초코파이 보시를 지속적으로 하는 게 어떨까요?” 하고 물어오는 것이었다. 말로만 듣다가 이렇게 직접 군 법당에 와보니 과연 이곳이 포교의 황금어장이란 말이 실감났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군 법당을 방문하고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는 원력을 세웠다. 초코파이 인연은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평소 부족함 없이 생활했더라도 군에 오면 사정이 많이 달라진다. 사회에 있을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음식이 그렇게 입맛을 당긴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특히 병사들에게 인기 있는 먹을거리 가운데 하나가 ‘초코파이’와 ‘콜라’다. 때문에 군 포교 프로그램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해도 먹을거리 포교는 여전히 효과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108산사순례기도회는 논산 육군훈련소에 ‘초코파이 폭탄’을 투하(?)한 것이다.

호국연무사 강의중 법사는 “군포교의 텃밭인 논산 훈련소는 불교ㆍ개신교ㆍ천주교 등 3개 종교가 훈련병 포교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동안 일반 사찰의 후원이 적었는데, 오늘 이렇게 군ㆍ관ㆍ민이 하나가 돼 지역민을 돕고, 또 이렇게 군 법당을 도와줘 감사하고 불자들이 방문해서 격려와 위로를 해 줘 군 포교 활성화에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108산사순례기도회 또한 이번 관촉사와 육군훈련소 군법당 호국 연무사 순례는 남달랐다. 장병들에게는 불교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저력을 느끼고, 신도들에게는 포교영역을 넓히고 신심을 증장시키는 기회, 108산사순례기도회가 남기고 간 큰 발자국이었다.